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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나찰라를 걷다

저자 일광 스님
출판년월 2013-10-30
ISBN 978-89-93814-39-2 (03810)
판형 46판 양장
페이지수 261쪽
판매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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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과감한 결단, 여행은 행장을 꾸리는 순간부터다’

    이 책은 대단한 수행 이야기가 아니라, 

    다만 지쳐있는 이들에게,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다시 일어서고 싶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풍경과 느낌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듯 

    묵은 물건 손에 익은 것부터 여장을 챙긴다. 

    덕분에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버리고, 

    필요한 것은 다시 손길을 보태 준다. 

    파제간탐한 듯 물건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오히려 마음이 담담해진다.

    그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이 무색하게 일광 스님은 일상을 과감히 털어 내고 남인도에서 오롯이 나를 만나고 돌아왔다. 

    친환경 공동체 오로빌에서는 이국적이지만 평안한 일상의 탐색자로서 호기심 많은 스님이 보이고, 수녀원에서 목격한 조화로운 종교 모습과 위파사나 수행으로 한 수행자가 단단해지는 시간을 목격할 수 있다. 무심한 이들마저도 묵묵히 품어주는 성산 아루나찰라의 넉넉함에 감사하고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기뻐하고 안쓰러워하고 부끄러워하는 스님을 볼 수 있다. 

    가슴으로 돌아보고 넉넉한 마음을 글로 풀어냈다. 느낌 그대로 진솔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진정한 자기를 만난 기쁨이 보인다.

    ‘남인도 명상 여행으로 진정한 나를 만나다’

    이 책은 세 파트로 나누어 있다. 첫 번째는 친환경 공동체 오로빌을 중심으로 생활한 것들이라면 두 번째는 수녀원에서 행해진 위파사나 수행이 관심을 끈다. 간화선에 숙달된 스님이 짧은 기간에 달성한 기쁨에서 그곳의 수행에 대하여 궁금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성산 아루나찰라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과의 생활을 소소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오로빌은 마트리만디르를 중심으로 마치 은하계처럼 설계되어 있는 원형도시가 중중무진의 인드라망처럼 연결되어 있다. 마트리는 모성母性이란 뜻이며 만디르는 템플(temple)이란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머니의 자궁 같은 아늑함이 느껴진다.<은하철도 999>의 주인공이 행성을 탐험하듯 숲길을 걷는 것은 오로빌에서 누리는 즐거움 중 가장 큰 선물인 것 같다......명상홀 안에 들어온 방문자는 15분 동안 명상을 할 수 있는데 실내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수정의 오묘한 빛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 모두가 자연스럽게 앉아 명상을 하였다.’

     

    스님이 여행하는 곳곳의 사원에서 명상과 예배를 하는데 처음 방문자 신분으로 신비로운 분위기에서 짧은 명상을 체험한 곳이 오로빌의 마트리만디르이다. 하지만 너무 정제된 분위기에 정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밖의 풍경과 자유로움을 만족해하고 숲길을 걸으며 자연에도 각자의 소리가 있음을 깨닫는다.

    ‘......신체의 어느 한 부분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말고 몸의 곳곳에서 호흡과 함께 감각을 경험하는 것이다. 중간에 망상이 들어오거나 주의가 산만해지면 일단 호흡으로 되돌아오고 그러 후에 다시 주의를 집중하고 본래 있는 장소로 옮겨 간다. 

    처음 보디 스캔을 시도할 때는 정수리를 통해 얼굴, 어깨, 배의 감각을 훑어내려 가다가 어느 결에 주의집중을 놓치고 만다. 그러다가 얼른 자각하고 호흡으로 돌아오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가 내 몸의 어느 부위가 경직되어 있고 어느 부위가 긴장하고 있는지 세심히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몸도 한결 가뿐하고 개운하다.’

     

    스님이 수녀원에 있는 아쉬람에서 운영하는 위파사나 수행코스에 참여하게 되는데 관세음보살 상호로 보이는 성모상을 발견하고 코란과 성당의 종소리가 조화롭게 들리는 것을 목격한다. 또한 한국 전통의 간화선에 믿음을 두면서도 배움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다가간 위파사나 수행에서 얻은 스님의 작은 기쁨을 말하고 있다. 스님은 모든 아쉬람에 거리낌 없이 다가가 예배하고, 찬팅을 듣고, 편한 곳에서 명상하고 소박한 공양에 행복해 한다. 

     

    ‘빛의 산, 우주의 문, 지구의 심장이라 불리는 아루나찰라 산은 참 자아를 상징하는 산으로 인도 전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기운이 좋은 신성한 곳으로 알려져 순례자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며.......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앞뒤 돌아볼 여유 없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마음자리를 돌아보는 사람들, 명상을 하는 사람들, 그런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이 사뭇 행복하다....... 굳이 사람을 청하지 않고 그저 인연 따라 오고 가는 수행자들을 품어 주는 이 성산聖山과 그런 산 아래 사는 것이 무량한 복이라 여기며 살고 있는 평범하고 순한 그들. 이곳과 인연이 된 것에 감사하고 이 산이 나를 허락해 준 것 또한 감사하다.’

    ‘“짜이 갖다 드릴까요? 커피 갖다 드릴까요?”

    ‘디저트까지 주시려나......자상하기도 하여라.’ 생각하면서 “짜이 주세요.!” 정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잠시 후 따끈한 짜이와 함께 친절했던 아주머니가 내 앞에 슬며시 놓고 가는 영수증을 보고서야 냉정한 현실로 돌아왔다. 그것은 결코 공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 그렇지 공짜일 리가 없었다. 

    51루피......그렇게 먹어도 한국 돈으로 1,000원 정도밖에 안 되는 금액이지만 수행자로 대접받고 있다는 저 혼자의 착각과 기대로 한 생각 욕심을 냈던 것이다.’ 

     

    아루나찰라 산을 돌면서 우연히 동행한 외국인을 이곳에서 오래도록 수행한 도반인양 느끼게 한다. 수행자이지만 세속 인연의 상실감에 가슴 아파하고, 수행자임을 너무나 앞세워 부끄러웠던 기억 등에서 아직 갈 길이 많이 있음을 깨닫는다. 깜찍한 사심을 발휘 한 음식점 아줌마와 할아버지 사두, 순수한 링게시 청년과 아이들, 같은 종교를 가진 벽안의 바바라와 엘렌, 그리고 파두, 아름다운 찬팅의 스와미, 팔목이 불편한 코코넛 아줌마 등과의 일상 속에서 보다 가까운 스님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불편하고 소박한 한 달여 여행에서 스님은 기억 저 편에 있는 아련함과 여유로움을 다시 가슴에 품고 돌아왔다. 

  • 목차
    프롤로그
    오로빌에 가다
    위파사나에 머물다
    타루바나말라이 아루나찰라에 서다
    에필로그
  • 저자소개
    일광 스님
    1992년 혜선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1997년 통도사에서 월주 수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수지했다.
    동학사 승가대학과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 토론토 불광사에 잠시 머물며 해외포교를 하였으며, 동국대 사회복지사 석사를 졸업하고 거창군 삶의 쉼터 사무국장을 2년 6개월간 역림하면서 지역사회복지를 실천하였다.
    거창 죽림정사 주지를 지내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명상을 공부하면서 삶의 행복과 평화로움을 나누고 있다. 현재 동방대 명상심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