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과 보편의 경계에서-종교문화와 종교교육을 논論한다
도서구매하기
|
-
책소개
종교는 인간을 넘어선 초월적 세계인가,
인간의 보편적 삶의 영역인가?
현대인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종교문화와 종교교육에 관해 다양한 종교학자들의 열린 담론을 엮은『초월과 보편의 경계에서』(김용표 엮음 / 동국대학교출판부)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현대 다문화사회에서는 같은 종교를 두고도 얼마든지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종교 속에서도 공통적인 진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기본전제로 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의 종교교육은 개인의 종교자유를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각 종교의 초월적인 또는 보편적인 진리를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종교의 초월적 진리는 인간 정신의 궁극적 자유와 절대적 해방을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진리는 자유를 속성으로 한다. 참된 종교는 인간을 종교 안에 가두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종교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데 있다.”
종교의 제도화는 종교의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전통이나 교리의 테두리에 종교인들을 가두기 시작하였고, 종교인들이 종교적 진리보다는 교단의 이익과 확장에 더 집착하면서부터 종교의 비극은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종교자유의 비관용적 문제도 인류보편의 가치보다는 종교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배타적 종교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종교의 배타적 진리주장은 어느 종교에서나 발견되는 요소이지만, 그 표현의 정도는 종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궁극적인 성장을 위해선 인간을 억압하고 소외시키는 종교의 배타적 진리 주장보다는 위대한 종교의 심층에 있는 공동기반을 탐색하려는 다원주의적 담론이 이루어져야 종교자유의 목마른 갈증을 풀 수 있는 샘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문화와 교육문화는 사회의 문화전통과 인류의 문명을 지탱해 온 두 기둥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전통과 제도를 형성하며 역동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발전해 왔다. 종교와 교육은 인간의 본질적인 변화라는 지향성을 공유한다. ‘으뜸이 되는 가르침’이라는 종교와 ‘가르치고 기르는 활동’으로서의 교육은 모두 ‘가르침’이라는 의미를 함께 쓰고 있다. 가르침의 의미를 갖는 한 이들 두 영역은 단순한 이론적·학문적 탐구를 넘어서 가치 있는 실천으로 나아가야 할 교육적 책무를 갖는다.
역사적으로 종교경전은 가장 모범적인 교과서였고, 위대한 전통종교의 교주와 지도자들은 훌륭한 스승이었으며 교사의 전형이었다. 종교조직의 신도들 역시 근본적으로는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려는 제자들의 모임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물론 종교와 교육은 인간의 궁극적인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는 공통적 목적성을 가지면서도 각기 다른 개념적 이해를 형성한 측면이 있다. 자아의 개념에서 볼 때 교육은 자아실현을 추구하지만 종교는 자아초월을 의도한다. 자아실현과 자아초월은 더 나은 상태로의 도약과 발전을 의미하는 면에서는 서로 유사하다. 그러나 자아실현이 자신에게 주어진 잠재력의 실현을 의미하는 반면, 자아초월은 자신에게 주어진 그 어떤 존재론적 전제마저도 초월할 것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자아를 성장시키고 확장시키는 노력을 추구하는 것이 교육이라면, 그러한 자아를 버리고 부정하여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날 것을 촉구하는 것이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
매일매일 축적할 것을 가르치는 교육과 매일매일 버려야 할 것을 가르치는 종교는 서로 상충하는 듯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쌓는 것과 버리는 것은 상호의존적이다. 마찬가지로 확장과 성장을 의도하는 교육과 비약과 초월을 추구하는 종교는 상호보완을 통해서 인간의 완전함을 충족시킨다. 특히 무한 축적의 경쟁으로 치우친 현대의 교육문화에서 버림의 미덕과 나눔의 진리를 깨우치는 종교의 가르침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인간활동의 통합적 측면이다. 최근 종교교육의 담론이 활성화되고 교육과 종교의 근원적인 가치에 관심을 갖는 연구들이 다양해지는 것은 분명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아직은 더 많은 학문적·실천적인 노력이 요구되지만 인간 내면의 심층과 인류문명의 본질에 대한 관심이라는 점에서 종교와 교육 관계의 역동에 관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고 기대된다. 또한 종교의 자유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종교교육을 통해 이기주의와 이타주의의 조화로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내용소개
제1부
1장 「종교와 교육의 지향점 “자유”」에서는 종교와 교육에서의 자유의 의미에 대한 탐색과 아울러 다종교 사회에서의 개인 신앙의 자유와 종교교육의 갈등 문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바람직한 종교교육 방향을 제언하고 있다.
2장 「종교간의 대화와 종교교육」에서는 자칫‘종교간 평화’논의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유럽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현실세계에서 제3세계와의 빈부격차 등 거대한 모순들을 정당화하고 숨길 수 있는 서구적 지배이론으로 역이용당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아래 한국의 종교교육은 교육과정과 종교의식이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강요되기보다는, 제3세계의 눈으로 보는 평화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재구성되고, 그 안에서 차이와 다름을 존중할 줄 아는 자세를 견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1세기의 지구적 통찰력을 갖는 성숙한 종교인을 길러내며, 국제사회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종교간 갈등을 화해로 이끌어내는 지도력을 학교교육 현장에서부터 길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3장 「종교문화 담론의 교육적 함의」에서는 종교교육은 각 종교에서 추출된 교육적 함의들을 교육적 체계 내에서 가르치는 실천행위이자, 동시에 교육학적 관점에서 현재의 종교에 관한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환기시켜 주어야 할 책무를 갖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종교교육의 원리나 실천방안을 논의하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교육학적 전제들을 일깨우며 근대 종교학적 개념인 종교와 종교교육에 따른 모순과 오해들을 지적하고, 종교성이 교육학적 인간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제2부 1장 「유교의례와 생명윤리」에서는 오늘날 인류에게 제기된 여러 가지 생명윤리의 문제들에 있어서, 유교의 근본정신이 인간의 생명을 중시한다는 대전제하에 그러한 근거를 경전 속에서 찾고, 그 생명의 규정이 비단 인간만이 아니라 생태계의 생명체에도 적용되는 지에 대한 논의와, 이렇게 함으로써 한국의 유교의례에서 나타난 생명에 대한 관점이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거기에서 지구윤리적 보편가치를 재조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장 「풍류신학과 한국적 기독교 종교교육의 형성」에서는 한국적 신학의 대표자라 말할 수 있는 토착화 신학, 한국의 문화, 풍류도, 그리고 예술이라는 네 가지 핵심적 내용을 구성요소로 하여 이루어진 유동식의 풍류신학을 각 시기별로 검토한 뒤, 그것이 한국적 기독교 종교교육의 형성에 어떠한 시사점을 갖는지를 파악하고, 유동식의 풍류신학은 기독교 복음과 한국문화 사이의 상호 주체적인 대화의 결실임을 결론내리고 있다.
3장 「동학의 한울사상과 삼경三敬의 교육문화」에서는 유불도 삼교합일의 도라 지칭되는 동학의 한울사상과 한울·인간·자연을 한 몸으로 하여 서로를 위하는 삼경문화를 통해 현대 교육문화의 대세가 되고 있는 개인중심적이고 소유 지배적인 문화를 넘어서는 한 대안으로서 전일적․생태중심적 교육문화를 모색하는 진지한 탐구가 그려지고 있다.
4장 「훈습薰習의 기능에 대한 교육적 탐색」에서는 인간의 세계이해와 자기존재에 대한 이해의 구성이 훈습에 의해 재구성된다는 것과, 이러한 훈습의 기능에 대한 교육적 탐구는 교육적 실천과 기획을 위한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훈습의 기능을 유식학의 언어적 관점을 중심으로 삼아 이를 크게 두 가지의 훈습적 갈래, 즉 희론훈습과 문훈습을 중심으로 고찰하여 그 의미를 교육적으로 해석하고 아울러 이에 관한 교육적 실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5장 「불교오계와 지구윤리 교육」에서는 지구윤리의 공통적 덕목으로 유교의 오상(五常), 자이나교와 힌두교의 오대서(五大誓), 그리고 셈계 종교의 십계명, 그리고 인도 신화의 전륜성왕의 정법정치의 기본법을 제시하며 이러한 공통적 윤리덕목이 생명에 대한 외경, 정직하고 공정한 언어와 행동, 나눔과 보시의 삶, 남녀 간의 존경과 사랑, 각성된 삶으로 윤리를 추구하는 오계정신과 부합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세계 종교윤리의 공통성에 대한 탐색에서 출발하여 불교의 오계를 중심으로 한 윤리사상에서 보편적 지구윤리의 지평을 발견하고자 한 의미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6장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에서는 21세기의 종교는 종교·인종·이념·과학·생태 등 다가올 인류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전제로 한국의 신종교 사상을 지구 윤리로 보편화하기 위한 하나의 모델로서 원불교 정산종사의 삼동윤리를 제시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종교간 대화와 협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종교가 가진 핵심내용을 보다 보편적인 내용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보편적으로 표현된 핵심 내용들 간의 공통점들 속에서 지구윤리의 기본 틀이 잡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신종교가 지닌 공통적이고 핵심적인 사상은 무엇이며, 이를 보편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다.
7장 「유교와 불교 태교관胎敎觀의 교육적 의미」에서는 유교와 불교의 태교관 비교를 통해 태교의 의미와 목적, 수태관(受胎觀) 및 태아의 발달 단계, 태교의 방법을 고찰하고, 이에 대한 교육적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유교와 불교의 태교가 현대의 태교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목차
제1부 종교와 교육의 본질을 말하다
제1장 종교와 교육의 지향점 “자유”
제2장 종교간의 대화와 종교교육
제3장 종교문화 담론의 교육적 함의
제2부 종교, 문화, 교육을 논하다
제1장 유교의례와 생명윤리
제2장 풍류신학과 한국적 기독교 종교교육의 형성
제3장 동학의 한울사상과 삼경三敬의 교육문화
제4장 훈습薰習의 기능에 대한 교육적 탐색
제5장 불교오계와 지구윤리 교육
제6장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지구적 보편윤리의 한국적 모색 -
저자소개
김용표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교수
김도공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교수
김은규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교수
박범석 ∥동국대학교 강사
손원영 ∥서울대학교 기독교교육학 교수
예철해 ∥경희대학교 학술연구 교수
이지중 ∥동국대학교 교육학 강사
이희재 ∥광주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정혜정 ∥인천대학교 일본문화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