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일 지성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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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은 우리에게 ‘특별한’ 나라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일수록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속설을 확인시키기라도 하듯 일본과 우리나라는 크고 작은 전쟁을 수없이 치렀고, 100년 전인 1910년에 우리나라를 강제로 병합한 나라도 다름 아닌 일본이다. 일본이 조선을 강제병합한 문제는 동일 문명권 내의 국가를 식민지로 전락시켰다는 점에서 서구 열강들이 제3세계 지역을 식민지화한 경우와 분명히 차이가 있다. 더구나 일본 내 일부 세력들은 현재까지도 제국주의적 침략과 식민지 지배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반복해서 되풀이되고 있는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교과서 서술 문제, 군위안부 문제와 원폭피해자 문제, 독도를 둘러싼 영토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억지와 야만과 뻔뻔함이 극에 달한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이런 문제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라면 관계를 끊고 상대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그렇게 일도양단식으로 끊을 수만은 없는 많은 이유가 존재한다. 한국과 일본 사이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마냥 멀리할 수만도 없으며, 경제적으로 서로를 돕든 이용하든 관계를 맺지 않을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그뿐인가. 국제정치적으로도 등을 돌리고 배타적이 되었을 때 입을 수 있는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그러므로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고, 그 대화에서 뭔가 미래지향적인 관계 개선을 이루어내야 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수없이 맞부딪쳐 온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 개선은 말처럼 쉽지 않다. 많은 것을 참아야 하고 또한 많은 것에 대해 양보를 강요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보다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한다.
긍정적인 이웃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한일 지성인의 대화
(사)한일미래포럼은 이렇듯 복잡 미묘한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보다 발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양국 대학교수, 언론인, 문화계 인사 등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비롯한 다양한 학술행사와 정기적인 포럼 등을 개최하고 있는 민간단체이다. 한일미래포럼은 심포지엄과 포럼 때마다 기조강연 또는 주제발표 내용 및 토론 요지 등을 묶어 자료집을 발간해 왔으며, 이번에 펴낸 『2010년 한일 지성의 대화』(도서출판 한걸음․더)는 한일강제병합이라는 불행한 역사로부터 100년째가 되는 2010년을 맞아 (재)수림문화재단(이사장 김희수)의 지원을 받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연례적으로 개최되는 한일 언론인심포지엄과 한일 국회의원포럼 등을 통해 한일 과거사의 현장을 돌아보고, 오늘날 한일 관계의 현상을 진단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한일 양국 지성인들의 대화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먼저 1부에서는 한일강제병합 100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여 앞으로의 한일 관계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해 고려대 조광 교수, 서울대 기미지마 가즈히코(君島和彦) 교수가 기고했고, 한일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대담을 통해 의견교환의 장을 마련했다.
2부에서는 양국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대중문화, 음식문화, 스포츠 문화 등을 통한 문화교류에 대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발제와 토론이 양국의 대학생과 언론인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3부에서는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이하여 특집 기획물을 제작한 한일 양국의 신문사와 방송사들의 담당자 그리고 관계자들이 ‘한일 상호 이해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을 실었다.
4부에서는 한일 관계는 단순히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그리고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논의해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는 공통인식을 전제로, 어떻게 하면 한일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인가에 대해 양국 실무 정치인과 외교관, 한일 관계 전문가들의 깊이 있고 진지한 발표와 제언을 들었다.
2011년 3월 11일의 대지진과 해일, 원전 방사능 누출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웃사랑, 인류애라는 민족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활발해지고 있는 문화교류의 영향도 다소간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양국의 상호 방문자가 연간 5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된 인적 교류와 점점 확대되어 가는 문화교류에 더해 수림문화재단, 한일미래포럼과 같은 단체의 다양한 노력들이 배가될 때 한일 간의 뿌리 깊은 앙금과 반감들은 누그러지고 긍정적인 이웃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게 이 책의 결론이자 희망사항이다.
■ 책 속으로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역사 분쟁이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역사 연구자와 역사 교육자의 지속적인 대화가 요청된다. 그리고 한일 양국의 NGO는 해당 사회에서 발휘하는 역할에 있어서 차이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역사 분쟁을 해결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전개해 나가야 한다.
― 본문 37쪽, 고려대 명예교수 조광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이 화해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측 인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특히 일본의 노력이 요구되며 자국사로부터의 탈피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피해자’ 한국은 일본과의 관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 본문 59쪽, 서울대 교수 기미지마 가즈히코(君島和彦)
“문화교류가 확대되면 일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입니다. 관심이 높아진다고 해서 꼭 호의적인 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무관심은 새롭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 가능성 자체를 없애기 때문에 어쨌든 서로가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일 것입니다.”
― 본문 115쪽, NHK 서울특파원 기무라 요이치로(木村洋一郞)
기획보도를 구상할 때 함께 고려한 것은 일본 기업과 일본 정부를 무작정 비난하는 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반일 감정을 일으키기 위해 기사를 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이 과거 잘못한 일을 지적하고 사죄를 받아내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나간 100년의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일 간 향후 평화로운 100년을 구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궁극적으로는 한일 간 미래 평화를 위한 문제제기였던 셈이다.
― 본문 150쪽, 국민일보 특집기획부 기자 김호경, 권기석, 우성규
과거사 문제를 다루는 한국 언론의 기본적인 자세는 ‘일본은 악, 한국은 선’이라는 것이다. 물론 한국은 피해자이기 때문에 일본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입장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단순한 도식으로 일본인을 납득시키는 것은 물론 평화로운 동아시아를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 본문 160쪽, 한겨레신문 기자 길윤형
“제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한 양국이 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의 공통 이익이 된다는 것입니다. 공통 이익이 되기 때문에 협력해야 하고 공통 이익이 되는 것을 찾아서 협력해야 합니다. 일한이 서로 제로섬 게임 같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각국의 국익을 냉정하게 보면 공동작업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본문 237쪽, 주한 일본국 대사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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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_ 2010년 한일 지식인의 시각
제1장 미래를 위한 한일 간의 역사 대화
제2장 일본과 한국에서의 ‘병합 100년’
제3장 한일 언론인 대담-2010년 어떻게 볼 것인가
제2부_ 21세기 한일 간 상호 이해와 교류의 현장
제4장 한일 신세대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제5장 일본 대중문화와 한일 간 상호 인식
제6장 한국 음식의 세계화와 일본
제3부_ 2010년과 한일 언론보도
제7장 2010년 한일 신문보도와 평가
제8장 2010년 한일 방송보도와 평가
제4부_ 한일 미래 100년을 향한 제언
제9장 한일 신시대와 공동 번영
제10장 한일 역사 화해와 글로벌 협력
제11장 2010년, 100년의 파고를 넘어서
제12장 한일 협력과 파트너십의 구축 -
저자소개
(사)한일미래포럼 : 한일미래포럼은 한일 양국에 있어서 심도 있는 지적 교류와 폭넓은 상호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고자 설립되었다. 본 포럼은 2005년 12월 (사)한일사회문화포럼으로 외교통상부에 법인 등록한 이래, 보다 다양한 의제를 수렴하고자 2007년 5월 (사)한일미래포럼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한일 양국의 국내외 문제를 중심으로 양국의 언론인, 정책담당자와 연구자, 시민단체가 참가하는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월례 한일 미디어포럼을 중심으로 매년 한일 국회포럼과 한일 언론인심포지엄 등 한일 관계의 최전선에 서서 국내 문제와 양국 간 관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공론의 장을 제공해 오고 있다.
양기호(梁起豪) : 양기호 (사)한일미래포럼 운영위원장은 1984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과 동 대학원 졸업 후에 1994년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대통령자문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 미국 듀크대학교 아태연구소 방문교수를 거쳤으며, 현재 성공회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정치학회 한일학술교류위원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일본위원장, 한국다문화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 후원
(재)수림문화재단 : 수림문화재단은 지난 20여 년간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를 운영해 온 김희수 현 중앙대 명예이사장이 ‘문화의 세기’인 21세기를 맞이하여 인간·미래·문화·창조의 기치를 내걸고, 대한민국을 세계 으뜸가는 문화국가로 이끌겠다는 ‘문화입국’의 웅지를 담아 설립하였다. 수림문화재단의 설립 이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문화예술 기반의 확대 강화’와 ‘사회계층 간 문화격차 해소’에 주력하기로 하고, 현재 국제교류사업의 일환으로 한일 양국 간 전문가들의 포럼 및 재외동포 대상 간행물 발간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수림문화재단은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하여 참다운 삶과 미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전통문화를 발전 승화시키고, 새로운 문화의 발굴과 창조에 일익을 담당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