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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속학'과 식민주의

저자 남근우
출판년월 2008-02-24
ISBN 978-89-7801-213-3
판형 국배판
페이지수 270쪽
판매가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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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이 책은 표지에 실린 평범해 보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사진 한 장 때문에 학술연구서로서는 도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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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은 1938년 3월 5일 토요일 경성 시내의 ‘태서관’이라는 조선 요리점에서 찍은 것으로 이분법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한일 민속학계의 ‘친밀한’ 위계 구도를 암시한다.

    사진의 중앙 아랫목을 차지한 인물은 이마무라 도모(今村?, 1870-1943)라는 당시 ‘조선민속학계의 장로’로 불리던 인물이다. 일본 고급경찰관료 출신으로 합방 이전 통감부 시절부터 조선의 민정풍속을 조사하는데 앞장섰다.

    그 왼쪽의 3인은 아카마쓰 지조(赤松智城, 경성제대 ‘종교와 사회학 연구실’ 주임교수), 아키바 다카시(秋葉隆, 경성제대 ‘종교와 사회학 연구실’ 교수),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 총독부 민속조사담당)이며, 오른쪽은 명실상부한 한국 민속학의 선구적인 인물들인 손진태(보성전문), 정인섭(연희전문), 송석하 3인이다.

    식민지 조선으로 부임한 네 명의 일본인 관방학자와 그 ‘내지’에서 유학 경험을 한 세 명의 조선인 민속연구자가 회동하여 반주를 곁들인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위계질서’와 ‘우호적 관계’를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기념사진을 남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의 민속학사나 인류학사의 출발과 전개를 바라보는 종래의 ‘무난한’ 이항 대립론을 지양하고자 노력했다. 지배 담론 대 저항 담론이라는 정태적 이해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자료 발굴과 그에 대한 실증적인 검토를 바탕으로 ‘조선민속학’의 정치성과 사상성의 변화를 식민지정책의 실천 맥락에서 동태적으로 짚어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이 책의 주요내용

     

    일제 식민지 상황에서 양산된 조선 문화론 중에는 농어촌 민중들의 ‘고유한’ 생활문화를 대상화한 글이 적지 않았다. 그중에는 토속학이나 민속학, 문화인류학을 표방하며 마을공동체에서 무의식적으로 전승되는 관행들의 의미와 변천 과정을 탐색하려고 한 것들도 있었고, 사회학이나 종교학, 역사학 등을 내세우며 그 조선적인 생활 세계에 내재된 본질과 구조적 특질을 밝히려 한 것들도 있었다. 또 그러한 지적 담론들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사 활동과 그것들을 정치적으로 유용하기 위한 사회적 실천도 성행했다. 

     

    저자는 조선 민속을 둘러싼 지적 담론과 조사 활동 및 사회적 실천 등을 가리켜 ‘조선민속학’이라 통칭하고, 그 성립배경과 전개과정을 탐구했다. 그러나 기존의 민속학사 연구에서 이분법적으로 통설이 된 식민주의에 복무한 일본인의 ‘조선민속학’ 대 문화민족주의에 기초한 한국인의 ‘조선민속학’에 대해서 과연 그러했는가라는 살펴보기를 시도한다. 

     

    이 책은 총5장과 보론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은 송석하의 ‘실천적’ 문화민족주의가 일제 식민주의와 연동하는 공범성의 관계를 그의 라이프 워크였던 조선 오락 선도론善導論의 행방을 통해 분석했다. 

    제2장은 식민지시기에 전개된 손진태의 민족문화론을 만선사학과의 관계 속에서 재고함으로써, 타율사관을 추수해버린 그의 ‘부끄러운 과거’가 해방 후 ‘신민족주의’에 기초한 새로운 ‘민족문화학’에서 어떻게 ‘조만동조론’朝滿同祖論으로 소거되는지를 천착했다.

    제3장에서는 이마무라에서 무라야마를 거쳐 아키바로 이어지는 식민주의 ‘조선민속학’의 성립 과정과 식민지정책과의 관련성 및 그 담론 전략 등을 살폈다.

    제4장에서는 이들 조선인과 일본인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조선민속학회의 창립 과정과 활동 내용을 살펴보고, 학회지 『조선민속』의 ‘일제화’ 문제와 가족주의 전통론의 식민주의를 거론했다. 그리고 제5장에서는 일본제국의 ‘일국민속학’一國民俗學을 체계화한 야나기타 구니오(柳田國男, 1875-1962)가 ‘조선민속학’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나아가 경세제민의 실천성을 강조한 야나기타 민속학과 식민주의의 관계성을, 총력전체제 아래서 발화된 그의 비교민속학적 언설들과 ‘대동아민속학’의 구상을 통해 짚어보았다.

    아울러 보론에서는, 일제 말기의 ‘신체제’ 아래서 이른바 순국 이데올로기의 창출에 일본민속학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야나기타 민속학의 금자탑이라 일컬어지는 『선조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 생사관 연구의 정치성을 살펴보았다.

  • 목차
    책을 내면서

    제 1 장 ‘실천적’ 문화민족주의의 허실
    1. 송석하론의 과제
    2. 민속학으로의 입문 과정
    3. 조선의 ‘향토무용민요대회’
    4. 조선 오락론과 식민주의
    1) 경세제민의 오락 선도론
    2) ‘총후 조선’의 오락정책론
    5. 오락 선도론의 행방

    제 2 장 손진태의 민족문화론과 만선사학
    1. 손진태 읽기의 과제와 방법
    2. ‘과학적’ 민족문화론의 전개
    3. 손진태의 ‘번민’과 만선사학
    4. 타율사관으로
  • 저자소개
    남근우(南根祐)
    - 민속학 / 동국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 02-2260-8929(연구실)
    -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 일본 쓰쿠바대학 대학원 역사인류학 연구과에서 민속학 전공
    - 한림대학교 일본학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동국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민속학사와 방법론을 비롯한 민속학 이론 연구와 함께 그린 투어리즘의 실천 현장에서 펼쳐지는 민속 문화의 객체화나 유용(approp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