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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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 무한정의 금맥
퍼블릭 도메인은 저작권이 소멸되어 인류 공공의 소유물이 된 음원, 회화 등 유무형의 저작물을 말한다.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는 퍼블릭 도메인 중에서도 서사 형식을 갖춘 저작물을 가리킨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에는 홍길동전이나 전우치전,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디킨스의 소설 등이 있으며 대부분은 ‘고전’이라고도 불린다.
퍼블릭 도메인은 누구라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한 자원이다. 누구나 검증된 자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가공해 낼 수 있는 만큼 승패의 관건은 누가 얼마나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말하자면 노다지를 발견했다고 해서 곡괭이만 기대 놓는다고 금이 나오는 건 아니란 얘기다. 또한 원석을 캤다고 그것을 그대로 보석이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비슷한 콘셉트로 제작되었음에도 흥행성과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영화들을 많이 봐 왔다. 이 책 『문화콘텐츠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는 이러한 차이가 원석(원전)을 캐서 보석(콘텐츠)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부터 불거진다고 말하고 있다.문화콘텐츠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의 현재
퍼블릭 도메인은 이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스토리로서의 매력을 인정받아 왔다. 그리고 그 매력으로 인해 지금껏 영화, 공연,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원작을 접하기도 전에 그것의 존재를 알게 했다. 이제는 원작이 가공되어 콘텐츠화되는 것을 넘어서서, 콘텐츠가 사람들을 원작으로 인도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그만큼 퍼블릭 도메인이 문화와 역사 전반에 걸쳐 다양하고 풍성하게 변주되고 있다는 걸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밝음과 어두움은 항상 공존하는 법. 정교하게 세공되지 않은 보석이 원석의 가치만 등에 업고 난립하고 있는 현상을 종종 보게 된다.
성공한 콘텐츠 VS 실패한 콘텐츠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연작 시리즈가 출판물에 이어 영상물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후 세간의 이목이 지역의 신화나 전설에 몰리기 시작했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의 성공은 누가 뭐래도 신화와 설화, 전설과 민담이 스토리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태동되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가지는 문화적․산업적 성공의 가능성으로 말미암아 이제 그것은 단순히 듣기에 재밌고 읽기에 즐거운 이야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단일 소스로서 여러 용도를 순회하며(OSMU: one source multi use)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적 원자재로 인식되고 있다. 다시 말해 현대 사회는 스토리를 문화 산업의 원천으로 대우하며 거기서 파생된 것들을 문화콘텐츠라고 통칭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스토리가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사한 콘셉트의 영화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자체적인 의미와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채 앞선 두 영화의 아류로 인식되는 데서 그친 사례가 많다. 이 책 ��문화콘텐츠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에서 연구자들은 콘텐츠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그 이유를 파악하고 나아가 우리가 가진 원천 소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그것들의 가능성도 함께 살핀다.
책 속으로_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의 개념에서 문화․역사․종교와의 관계 그리고 사업 사례까지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글에서는 문학, 역사, 불교, 영화 등 다양한 학문 연구자들이 각 연구 분야에서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를 찾아보고 그것을 콘텐츠화하는 방안에 대한 입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세밀한 부분에서 물론 차이가 존재하지만 연구자들 모두는 디지털 시대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공감하는 이야기의 중요성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1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의 이해’는 제목 그대로 독자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의 개념과 그것이 문화콘텐츠의 개발과 어떻게 관계하는가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담았다. 1부의 첫 번째 글인 함춘성의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퍼블릭 도메인」은 정부가 현재 일명 ‘프로도 경제효과’와 더불어 우리의 설화, 고전이야기에 주목하고 있지만 오히려 시야를 넓혀 전 세계의 퍼블릭 도메인에 주목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원제의 「원형서사 기반 문화콘텐츠 스토리 개발 전략」은 한국에서 개발한 <대장금>, <선덕여왕> 등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한국의 콘텐츠 기업은 좋은 원천 콘텐츠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제도적, 문화적 여건 때문에 이를 통한 수익을 얻어내는 데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를 원재료로 선택할지라도 전 세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구성과 지역적 특성이라는 변주가 가미되어야 좋은 이야기로서 자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유동환의 「문화콘텐츠닷컴 사이트 분석과 활성화 방안 제안」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그 사업결과의 서비스를 돕기 위해 문을 연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com’의 성과와 향후 개선점을 짚어 보면서, 향후 과제로 디지털 저작권의 특성을 고려해 유연한 저작권 정책이 필요하며 마케팅 다변화와 백업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숙제로 지적하고 있다.2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와 문화․역사의 만남’은 그동안 문학․역사 분야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어떻게 문화콘텐츠로 활용되어 왔는가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국문학 연구자인 박유희는 「디지털 시대 한국 사극영화의 동향과 전망」에서 조선시대 배경과 일제시대 배경의 사극들이 흥행한 데 비해 많은 제작비를 들인 판타지성 사극물들은 흥행에 참패했는데, 연구자는 이들이 대체로 스펙터클에 치중해 서사성을 놓쳤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성공한 영화 가운데 <모던보이>의 분석을 통해 ‘근대’와 ‘추리구조’가 사극영화가 한국에서 흥행하는 데 필요한 요소임을 밝히고 있어 흥미롭다. 그러나 필자는 사극영화가 미장센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수준 높은 서술방식을 성취할 것과 ‘역사적 진실’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한다.
일본문학 연구자인 김영심은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콘텐츠-재창조 신화의 동력과 면모」에서 헤이안 시대의 대표작인 겐지모노가타리가 일본에서 고전 중의 고전이라 불리며 천 년 동안 수많은 문학작품과 예술로 재탄생하거나 그들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분석한다. 겐지모노가타리를 원작으로 하면서 성공한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대비해 좋은 원전일지라도 지나친 파격보다는 그것에 대한 대중들의 ‘정형화된’ 기대지평에 맞출 때 오히려 성공하였다고 밝히고 있어 흥미롭다.
역사학 연구자인 이원석의 「연행록의 내용 분석과 각색 방안의 연구-4대 연행록을 중심으로」는 조선시대의 4대 연행록의 내용을 살펴보고, 이를 기초로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모색과 각색 방안을 고찰하였다. 현재 연행록의 콘텐츠화는 그 성패 여부를 떠나서 한국국학진흥원의 <조선의 눈으로 본 사행록使行錄 역사 여행>으로 기초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이에 필자는 연행상품의 다양화와 함께 심화된 역사연행체험을 제안하고, 연행 노정의 게임 만들기와 청에서 활약한 소현세자․봉림대군의 조선인 포로 송환 게임 등을 창안하고 있다.3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로서 불교 이야기’는 우리 문화유산이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보따리로서의 불교를 콘텐츠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3부 첫 번째 글인 오대혁의 「불교설화와 문화콘텐츠」는 문화콘텐츠로 활용 가능한 수많은 불교 이야기가 소외된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불교 설화들이 진리를 전달하기 위해 지옥, 천상, 용궁 등의 이계異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귀신과 야차, 선녀 등 이류異類가 벌이는 사건을 담고 있어 훌륭한 문화콘텐츠로 재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불교설화의 문화콘텐츠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원천자료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발굴, 번역을 촉구하고 선행 제작된 불교관련 문화콘텐츠를 확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박상란의 글 「근대 불교잡지 동화의 형성과 계몽성 문제」는 1920년대 전승설화가 불교잡지 동화로 개작되면서 갖게 된 계몽적 성격과 의의를 검토하고 있다. 이 글이 직접적으로 문화콘텐츠와 관계된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근대 불교잡지에 실린 불교 이야기에 주목하고, 그것을 문화콘텐츠화해서 그 문화적 의미를 분석하는 작업이 불교 이야기를 콘텐츠화하는 데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어 흥미롭다.아울러 부록에 실린 이재수의 「원효설화의 스토리뱅크 구축」은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의 프로젝트 진행과 성과를 발표한 글로서, 실질적으로 불교 이야기를 문화콘텐츠화하는 방안과 현실적 문제와 구체적 사업진행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기독교 이야기들이 수많은 문학․영화․드라마로 재탄생되고 있는 반면 불교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사장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해보면, 이제 세계인과 공감할 수 있는 불교문화의 콘텐츠화 방안에 대해서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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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1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의 이해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퍼블릭 도메인 ■ 함춘성
원형 서사 기반 문화콘텐츠 스토리 개발 전략 ■ 김원제
문화콘텐츠닷컴 사이트 분석과 활성화 방안 제안 ■ 유동환
⋯2부⋯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와 문화․역사의 만남
디지털 시대 한국 사극영화의 동향과 전망 ■ 박유희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콘텐츠 - 재창조 신화의 동력과 면모 - ■ 김영심
연행록燕行錄의 내용 분석과 각색 방안의 연구 -
저자소개
함춘성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강사
김원제 유플러스연구소 소장
유동환 호서대학교 문화기획학과 교수
박유희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단 연구교수
김영심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과 교수
이원석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동아시아연구소 전임연구원
오대혁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박상란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연구교수
이재수 동국대학교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 전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