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엄

[胡道]

(?~929) 나말여초 승려로 속성은 김씨이다. 남포 사람으로 9세에 무량수사에서 출가하고 주종(住宗)에게 의지하였다. 880년(헌강왕 6)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후에 교종을 버리고 숭엄산(崇嚴山) 광종에게 선(禪)을 배웠다. 영각사 심광(深光)에게 수년을 시중, 당나라에 가서 운거(雲居)의 심인(心印)을 얻고, 909년(효공왕 13) 귀국할 때 무주의 승평(昇平)에 도달하였다. 전란이 심하여 월악(月嶽)과 미봉(彌峰)으로 피하다가 소백산에 숨었는데, 고려 태조가 앙모하여 보리사(菩提寺)에 있게 하였다. 929년(태조 12) 세수 69세, 법랍 50세에 법당에서 입적하였다. 시호는 대경(大鏡)대사이며, 탑호는 현기(玄機)이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보리사 터에 대경대사탑비(大鏡大師塔碑)가 있었으나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 경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