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돈성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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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설명)
(목판본. 1책. 27.8×17.5cm) 보조지눌(普照知訥, 1158~1210)의 저서로 지눌 입적 후 제자 혜심(慧諶)에 의해 간행되었다. 1215년 초간했고, 1604년 능인암(能仁庵)에서 개간했으며, 1608년 송광사에서, 1616년 송화 수증사(修曾寺)에서, 1626년 천관사(天冠寺)에서 중간했다. 현재 초간본은 전하지 않으며 능인암본과 송광사본, 송화 수증유판, 천관사본이 전한다. 이 책은 자문자답 형식의 다섯 가지 문답으로 구성되어 선종과 화엄종의 동일성과 차이성을 주제별로 밝히고, 궁극적으로 화해할 여지가 있음을 취지로 드러낸다. 지눌은 이통현(李通玄)의 『신화엄경론(新華嚴經論)』과 만나면서 사상적 전환의 계기를 맞는데, 이 책도 『신화엄경론』 40권의 요지를 축약하면서 선교일치(禪敎一致)를 내세웠다는 평가가 보통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선종의 관점에서 저술된 책이다. 교학의 최고봉인 화엄종의 교설이 선종의 종지와 일치하는 측면이 있지만 선종은 그것과 차별되는 독립성을 지닌다고 주장한다. 지눌은 선종과 교종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고 특히 선종에 대한 교종의 오해를 일소하고자 했는데, 양자의 갈등을 푸는 매개체로 이통현의 화엄학은 그 의도를 만족시켜 주었다. 집착을 부수는 선종의 언어 활용 방식이 어떤 언어 표현도 닿지 않고 모든 분별이 끊어진 화엄 돈교(頓敎)의 설과 같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양종이 공유하는 근거로서 근본 보광명지(根本普光明智)에 대한 깨달음을 강조한다. 이것은 무수한 겁의 수행이 아니라 한평생에 성불을 마친다는 『신화엄경론』의 일생성불(一生成佛)설의 근거이기도 하다. 십주(十住) 초위(初位)의 경지가 선종에서 제시하는 돈오(頓悟)와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이 책의 주제는 크게 다섯 가지로 다음과 같다. 첫째 중생의 무명심이 곧 부동지불이고, 둘째 중생의 몸[身]과 말[語]과 뜻[意]이 곧 여래의 몸과 말과 뜻이며, 셋째 선문의 돈오의 경지가 원교의 십신초위(十信初位)인 원돈오입(圓頓悟入)과 같은 것이고, 넷째 견성을 하면 청정한 본체와 함께 청정한 상(相)과 용(用)을 갖추게 되며, 다섯째 중생이 깨달아 들어가는 것을 점수연기문(漸修緣起門)과 원돈관행문(圓頓觀行門)으로 자세히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