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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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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설명)
신라 승려 둔륜(遁倫, 생몰년 미상)의 저서로 4세기경 인도의 미륵(彌勒)이 지은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100권에 대한 주석서이다. 저자에 대한 최근 연구에서는 ‘도륜(道倫)’이 바른 이름이라는 설이 제기되지만, 확정되지는 않았다. 『유가론기』에 신라 승려가 많이 열거되고 있다는 점과 찬자 항목에 ‘해동 흥륜사 사문 도륜 집찬(海東興輪寺沙門道倫集撰)’이라는 문구가 있다는 점 등에 근거해서 신라 출신의 승려로 간주한다. 둔륜의 『유가론기』는 『유가사지론』100권에 대한 주석서이고, 전체 내용은 6문으로 되어 있다. 첫째 문인 「서소위(敍所爲)」에서는 『유가사지론』을 지은 목적을 밝히고, 둘째 문인 「창소인(彰所因)」에서는 처음 무착(無著)보살이 이 논을 짓게 된 유래와 현장(玄奘) 등에 의해 번역되기까지의 사연을 소개한다. 셋째 문인 「명종요(明宗要)」에서는 유가행자들이 수습해야 할 17지(地)가 이 논의 핵심 내용임을 밝히고 있으며, 넷째 문인 「현장섭(顯藏攝)」에서는 이 논이 소속되는 장은 보살장아비달마(菩薩藏阿毘達磨)임을 설한다. 다섯째 문은 「해제목(解題目)」으로 ‘유가사지론’이라는 복합어를 어원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여섯째 문은 「석본문(釋本文)」으로 본격적으로 본문을 해석하였다. 이 논은 삼분과경(三分科經)을 따르지 않고 서분(序分)과 유통분(流通分) 없이 정종분(正宗分)만 있다. 정종분은 크게 「본지분(本地分)」「섭결택분(攝決擇分)」「섭석분(攝釋分)」「섭이문분(攝異門分)」「섭사분(攝事分)」의 5분(分)으로 되어 있다. 『유가사지론』「본지분」은 17지로 나누어서 삼승(三乘)이 배우고 닦는 경(境)과 행(行), 그리고 그에 의해 획득되는 과(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둔륜에 따르면, 오식신상응지(五識身相應地) 등 앞의 9지는 삼승(三乘)이 학습해야 할 경(境)에 해당한다. 다음의 6지는 행(行)에 해당하는데, 그중에 문소성지(聞所成地) 등 세 가지 지는 삼승이 공통적으로 닦는 행(行)이고, 성문지(聲聞地) 등 세 가지 지는 성문(聲聞)과 독각(獨覺)과 보살이 각기 별도로 닦는 행이다. 마지막의 유여의지(有餘依地)와 무여의지(無餘依地)는 앞의 경행에 의해 획득되는 과(果)이다. 본문이 방대하기 때문에 둔륜의 주석에서는 가급적 축자적 해석을 지양하고, 대개 본문의 요지를 밝힌 다음 특정 주제나 문구와 관련된 쟁점과 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책은 규기(窺基)의 『유가사지론약찬(瑜伽師地論略纂)』의 내용을 근간으로 하고, 또 당대 유식학자들의 다양한 학설들을 총망라하여 집대성한 것으로, 특이한 점은 경사(景師)측사(測師) 등 신라 승려이거나 신라 승려로 추정되는 학자들의 학설이 많이 인용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당대 유식 제가의 학설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문헌이 산실된 신라 출신 유식학자들의 사상을 연구하는 데도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