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상사과류

인명(因明)의 비조(鼻祖) 족목(足目)이 세운 14과류(過類)의 하나이다. 입론자(立論者)의 정확한 언론을 깨뜨리기 위하여, 입론자의 종(宗)과 인(因)을 대론자가 사곡(邪曲)하게 분별하여 힐난하는 경우의 허물이다. 예를 들면, 입론자가 “소리는 무상하다[宗]. 이는 인간의 의력(意力)에 의하여 발생하는 연고이다[因]. 마치 병(甁)과 같다[喩].”는 것에 대하여, 대론자가 이것을 깨뜨리기 위하여 말하기를 “종(宗)에 소리는 무상하다고 하는 그 무상은 유(有)가 멸하여 무(無)에 돌아감을 의미하는 것인가? 또는 현상이 나중에 은몰(隱沒)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또한 인(因)에 인간의 의력(意力)에 의하여 발생하였다는 것은 본래 없던 것이 지금 한창 현상한 것인가?”라는 말과 같다. 이와 같이 종과 인에는 두 뜻이 있으므로 듣는 이로 하여금 유예하게 된다. 그러므로 무상을 증명할 수가 없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것은 인명(因明)에 대한 종과 인의 관계를 알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으로서 대체의 논법은 그 인이 있으면 그 종은 따라서 여읠 수 없는 것인데, 대론자가 이것을 알지 못하고 힐난하므로 오류가 생기는 것이다. 만일 앞의 전례에서 인이 전자(前者)이면 종도 전자일 것이요, 인이 후자이면 종도 후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