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초

[自超]

(1327~1405) 고려 말기 조선 초기의 승려. 호는 무학(無學)이고, 속성은 박씨이며, 삼기 사람이다. 당호는 계월헌(溪月軒)이다. 18세 때 소지(小止)에게서 승려가 되었다. 용문산 혜명(慧明)국사에게 법을 묻고, 진주(鎭州) 길상사묘향산 금강굴로 다니면서 공부하였다. 고려 공민왕 때 원(元)의 연도(燕都)에 가서 지공(指空)을 뵙고 다음 해 법천사에서 나옹(懶翁)을 찾으니 매우 소중히 대하였다. 그 뒤 중국의 무령산오대산 등으로 다니다가 서산 영암사에서 나옹을 만나 몇 해를 함께 지내고 1356년 고려에 돌아왔다. 나옹도 돌아와서 천성산 원효암에 있는 것을 찾아가 뵈었더니 불자(拂子)를 주었고 오래지 않아 의발을 전해 받았다. 1364년 나옹이 회암사에서 낙성회(落成會)를 베풀 때 스님을 청하여 수좌(首座)를 삼았다. 나옹이 죽은 뒤에는 여러 곳으로 다니면서 자취를 감추었고, 고려 말년에 왕사(王師)로 봉하였으나 사퇴하였다. 1392년(태조 1) 송경으로 청하여 왕사를 삼고, ‘대조계종사 선교도총섭 전불심인변지무애 부종수교홍리보제 도대선사 묘엄존자(大曹溪宗師 禪敎都摠攝 傳佛心印辯智無礙扶宗樹敎弘利普濟 都大禪師 妙嚴尊者)’라 호하고, 회암사에 있게 하였다. 1393년부터 왕도(王都) 옮길 곳을 고를 적에 계룡산과 한양으로 같이 다녔다. 1398년 늙음을 핑계로 하직하고, 용문사회암사금강산진불암 등으로 다니다가 태종 5년 4월 금장암에서 세수 79세, 법랍 61세에 입적하였다. 서산(西山)이 지은 『석왕사기(釋王寺記)』에는 태조가 왕이 되기 전에 설봉산 토굴에서 무학을 만났는데 꿈 해석을 하고 이 자리에 절을 짓고 3년 기한으로 오백성재(五百聖齋)를 베풀라고 하므로, 태조가 그곳에 석왕사를 짓고 그대로 하였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