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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시고

본문

한자1
[艸依詩藁]
한자2
뜻(설명)
(필사본. 2권 1책. 23.5×15.7cm) 『일지암시고(一枝庵詩稿)』라고도 한다. 조선 후기 승려 초의의순(草衣意恂, 1786~1866)의 시문집으로 발행 사항은 미상이다. 『한국불교전서』 제10책에 수록되어 있다. 『초의시고』는 초의 저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으며, 신묘년(1831)에 홍석주(洪奭周)가 서문을 썼다. 초의 시의 형식상 특징은 7언절구보다 7언율시가 많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설리성(說理性)이 강하게 드러나 있음을 볼 수 있다. 나아가 연작시가 많다는 점 또한 주목되는 특징이다. 제일 긴 연작시는 1제(題) 21수의 장편이다[<東莊奉別(…중략…)秋史金待敎正喜二十一首>]. 이는 선사의 시적 구상과 표현력을 짐작하게 하는데 자유분방한 사상과 청아한 선취로 일관하고 있다. 초의는 뛰어난 선승일 뿐만 아니라 당대의 탁월한 시승이었으며 그의 남다른 문학 사상을 시문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초의의 시 세계는 승려의 신분으로 유가의 사상에 능숙하고 유가의 가치 지향에 준한 행동을 하면서도 그 이면으로 불교 사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불교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 이른바 불이법문(不二法門)의 융섭을 보여준 ‘적선이심유자(跡禪而心儒者)’였기에 그에게는 유와 불이 하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였다. 이러한 초의의 사상은 작품에서 ‘진여관(眞如觀)’으로 시종일관한다. 이는 또 ‘물아일체(物我一體)’의 문학관으로 이어지는데, <금화(今和)>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이 시는 자연과의 일체감을 표현한 것으로 단순한 자연물과의 교감을 말할 뿐만 아니라 ‘물아일체’의 경지를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보이는 ‘물아일체’는 『화엄경소(華嚴經疏)』의 무애 사상(無礙思想)에 입각해 보면, 일체법(一切法)은 오직 연기(緣起)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사사무애(事事無礙)하여 실체가 없으면서 실체를 보이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초의의 시 의식은 ‘이언진여(離言眞如)물아일체(物我一體)’의 특징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