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연

[坦然]

(1070~1159) 고려시대 승려. 호는 묵암(黙庵), 속성은 손씨, 밀양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글과 시, 글씨에 능하고 15세에 명경생(明經生)이 되어 숙종이 번저(藩邸)에 있을 때 초청을 받아 세자(예종)를 가르쳤다. 19세에 궁중에서 몰래 나와 경북산(京北山) 안적사에서 출가하고, 광명사 혜소국사(慧炤國師)에게 심요(心要)를 받았다. 여러 곳으로 다니면서 선지식을 방문하였으며, 1105년 대선(大選)에 급제하였다. 예종이 즉위하자 1106년에 대사(大師), 1109년에 중대사(中大師), 1115년에 삼중대사(三重大師), 1121에 선사(禪師)가 되었다. 1129년(인종 7) 보제연사에 있으면서 법회를 개설하자 그 후부터 그 산에 많던 뱀이 없어졌다 한다. 1132년 대선사(大禪師)가 되니, 나라의 큰일은 왕이 반드시 글로 물었다. 1146년 왕사가 되었으며, 1148년에 은퇴하여 단속사(斷俗寺)로 돌아가 제자들을 양성하였다. 한때 <사위의송(四威儀頌)>과 <상당어구(上堂語句)>를 써 중국 광리사의 개심(介諶)에게 보냈더니, 회답하여 찬탄하며 가사와 발우를 전하여 왔다. 필법이 묘하고 시격이 높았다. 고려 의종 13년, 세수 90세로 입적하였다. 국사로 추봉하고, 대감(大鑑)이라 시호를 내렸다. 1172년 단속사에 비를 세웠다. 특히 왕우군체를 잘 썼으며, 춘천 청평사 문수원 중수비, 예천군 북룡사비, 삼각산 승가굴 중수비 등을 썼다. 서거정(徐居正)이 동국의 필법은 김생(金生)이 제일이고, 요극일(姚克一)탄연영업(靈業)이 다음간다고 평할 만큼 그의 글씨가 뛰어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