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적

[行寂]

(832~916) 신라시대 승려. 속성은 최(崔)씨이며 패상(佩常)의 아들이다. 부모가 출가를 허락하자 가야산 해인사에서 화엄의 묘의(妙義)를 배웠다. 신라 847년(문성왕 9)에 복천사(福泉寺)에서 구족계를 받고, 굴산사(掘山寺) 통효대사(通曉大師)의 제자가 되었다. 870년(경문왕 10) 조공사 김취영(金聚榮)을 따라 당나라에 가서 보당사(寶堂寺) 공작왕원(孔雀王院)에 있으면서 당 의종의 생일에 초청되어 ‘불적을 순례하고 법을 깨달은 뒤 귀국’하고자 하는 입당(入唐)의 포부와 목적을 밝혀 의종의 신임을 받았다. 그 뒤 오대산 화엄사에서 문수보살께 예배할 때 신인(神人)을 만나 남방으로 갈 것을 권유 받았다. 875년(헌강왕 1) 성도(成都)의 정중정사(靜衆精舍)에 가서 신라 승려인 무상(無相)대사의 영당(影堂)에 예배하고 청원(靑原) 문하의 석상(石霜)으로부터 심법(心法)을 전해 받았다. 청원의 법을 이은 것은 신라인으로서는 최초였다. 형악에서 선지식의 선실을 찾고, 다시 조계산에 가서 육조(六租)의 탑에 예배하였다. 885년 고국에 돌아와서 스승인 통효를 모셨는데, 효공왕과 신덕왕 때는 국사로 존숭되었다. 신덕왕은 남산의 실제사(實際寺)를 선찰(禪刹)로 바꾸어서 머무르게 하고 가르침을 받았다. 얼마 뒤 사양하고 은거하려고 하였으나, 여제자인 명요부인(明瑤夫人)이 석남산사(石南山寺)로 청해 그곳에 머물다가 916년(신덕왕 5) 세수 85세에 입적하였다. 제자로는 신종(信宗)주해(周解)임엄(林儼) 등 500여 명이 있다. 시호는 낭공대사(朗空大師)이고 탑호는 백월서운(白月栖雲)이다. 고려 954년(광종 5)에 세운 비가 봉화군 태자사(太子寺) 터에 있었는데 현재는 경복궁에 이전되어 보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