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일승성불묘의

[華嚴一乘成佛妙義]

신라의 승려 견등(見登, 생몰년 미상)의 저술이다. 저자 견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851년 이전에 활동한 것은 확실하다. 인용된 저술로 볼 때 의상과 원효의 사상을 아우르는 형태를 보인다. 신라 출신인 그의 저술에는 일본 화엄종 주레이(壽靈)의 저술이 인용되어 있는데, 이는 신라 승려가 일본 승려의 저술을 인용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속장경 수록본 이외에 교토(京都)대학에 1종, 고야산(高野山)대학에 4종의 사본이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성불의 종류를 제시하고 있는데, 당나라 법장(法藏)의 『탐현기(探玄記)』에 근거하여 계위에 의한 성불[位成佛], 실천에 의한 성불[行成佛], 원리적인 성불[理成佛]로 구분한다. 제2장에서는 반드시 깨달음을 얻는 사람을 제시한다. 성불에 대한 세 가지 관점의 구체적 해석과 성불의 시기에 대해 다루었으며, 법장의 논지에 따라 삼생성불을 정설로 삼고 있다. 제3장에서는 각 교설의 차별을 드러내고 있으며, 당나라 지엄(智儼)의 교리 해석 원리[敎判]에 근거하여 성불에 대한 이론을 구분해서 설명한다. 이 책의 화엄성불론이 법장을 축으로 하면서도 지엄의 영향을 다분히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4장에서는 빨리 성불하는[疾得成佛] 부류를 분류하고 있는데, 역시 지엄의 영향 아래에서 구성된다. 제5장에서는 문답 형식으로 성불론의 핵심 문제를 다룬다. 여기서는 부처와 중생의 차별이 없음 등 다섯 가지 문제에 대해 문답을 통해 밝히고 있다. 이 책은 『화엄경문답(華嚴經問答)』을 『향상문답(香象問答)』으로 명칭을 바꿔 인용하여 지엄이나 법장의 설명 방식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의상만의 독특한 이론들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