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본문
한자1
[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한자2
ⓢ
Śūraṅga- masūtra
ⓟ
ⓣ
뜻(설명)
10권. K426, T945. 당(唐)나라 때인 705년에 반랄밀제(般剌蜜帝, Pāramiti)가 광주(廣州)의 제지사(制旨寺)에서 번역하였다. 줄여서 『능엄경』·『수능엄경』이라고 하며, 별칭으로 『대불정경』·『대불정수능엄경』·『만행수능엄경』·『중인도나란타사대도량경(中印度那蘭陀寺大道場經)』이라고도 한다. 음녀(淫女)의 환술에 걸린 아난을 구제한 부처님께서 진실과 허망을 구분하는 바른 관찰과 계율의 이행 및 능엄주(楞嚴呪)의 지송 등을 설하신 경전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신 목적은 능엄주에 의해 악마의 장애를 물리치고 부지런히 참선 정진하여 여래의 진실한 지혜를 얻고 생사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하려는 데 있다. 이 경의 제목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대(大)는 크다는 뜻이고, 불정(佛頂)은 높다는 뜻이다. 여래밀인(如來密印)은 여래께서 성불하시는 데 은밀히 의지하셨던 인행법(因行法)이니 밀교적인 기능이요, 수증요의(修証了義)는 닦아 증득한 요의법(了義法)이란 뜻이니 현교적(顯敎的) 기능이다. 제보살만행(諸菩薩萬行)은 보살들이 만행을 닦는 데 의지해야 할 법이란 뜻이고, 수능엄(首楞嚴)은 슈랑가마(Śūraṅgama)의 음역으로 ‘수능’은 모든 것의 구경(究竟)을 뜻하는 말이고, ‘엄’은 견고하다는 뜻이다. 이를 건상분할(健相分割) 필경견고(畢竟堅固)라고 하는데 ‘건상분할’은 건전한 재상이 사물을 분별하는 것같이 이론이 정형하다는 뜻이고, ‘필경견고’는 이 진리가 완벽하게 견고하다는 의미이다. 이 뜻을 종합하면, 이 경전은 크고 높은 여래의 비밀한 인행(因行)이고 닦아서 증득하신 요의(了義)의 법이어서 보살들이 이 경전에 의지하여 만행을 닦으면 성불할 수 있는데, 이러한 논리가 건상(健相)의 분별 같고 금강(金剛)과 같이 견고하다고 할 수 있다. 제8권에서는 부처님이 직접 이 경의 이름 5가지를 말씀하시는데, 그중 첫 번째와 세 번째, 다섯 번째 것을 적절히 조합해서 만든 것이 이 경의 제목이다. 예로부터 이 경의 가르침을 ‘기탁염발묘명(棄濁染發妙明)’이라고 하였으며, 탁염인 사량분별을 버리고 묘명인 여래장묘진여성(如來藏妙眞如性)을 깨닫도록 권하고 있다. 깨닫는 방법으로는 바른 관찰과 바른 수행을 설한다. 일반적으로 경은 그 내용에 따라 서분(序分)·정종분(正宗分)·유통분(流通分)으로 나뉜다. 서분은 설법의 동기가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이 경에서는 걸식을 나가 음실(淫室)에 빠지게 된 것을 부끄러워한 아난이 부처님께 최초의 방편인 여래의 묘사마타(妙奢摩陀)·삼마제(三摩提)·선나(禪那)에 따라 마음공부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그 가르침을 듣고자 하는 부분이다. 아난의 질문에 부처님이 하나하나 대답하신 내용이 제8권까지 이어지는데, 경의 5가지 이름을 말씀하신 뒤 다시 초심자(初心者)들이 꼭 알아야 할 일을 부가하여 설하신 것이 제10권 끝부분까지이며 이를 정종분이라고 한다. 그 뒤의 맺는 부분이 유통분에 해당한다. 이 경에서 부처님의 설법 내용을 담은 정종분은 너무 방대하므로 다시 5부분으로 나뉜다. 위의 3가지 방편 중 사마타는 견도분(見道分), 삼마제는 수도분(修道分), 선나는 증과분(證果分)이며 경명은 결경분(結經分), 초심자를 위한 부분은 조도분(助道分)에 해당한다. 견도분은 도의 실체를 발견한다는 뜻으로, 도는 곧 진리이고 진리는 곧 진심(眞心)이라는 논리에 따라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명제를 놓고 문답이 시작된다. 이 경은 모두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권에서 아난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를 놓고 부처님과 문답을 벌인다. 아난이 재내(在內)·재외(在外)·잠근(潛根)·장암(藏暗)·수합(隨合)·중간(中間)·무착(無著) 등 7처(七處)를 연이어 들어가면서 마음이 있는 곳이라고 하였으나, 부처님께서는 모두 아니라고 대답한다. 제2권에서는 진견(眞見)은 일정한 형태나 일정한 주처(住處)가 없을 뿐 아니라 일정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님을 보이기 위해 견(見)은 생감(生減)·득실(得失)·왕환(往還)·정란(靜亂)·통애(通礙) 등도 없다고 설한다. 제3권에서는 진견(眞見)은 허망함을 달관하는 데서 찾을 수 있으며 오온(五蘊)·육입(六入) 등의 모든 법이 여래장묘진여성(如來藏妙眞如性) 아님이 없다고 설한다. 즉 허망한 모든 법 안에 허망함에 동화되지 않고 법계에 변만해 있는 여래장이 있으니 곧 공(空)여래장인 것이다. 제4권에서는 부루나(富樓那)존자가 세상의 온갖 근(根)·진(塵)·음(陰)·처(處)·계(界) 등이 다 여래장이어서 청정본연이라면 어떻게 산하대지 등 모든 유위(有爲)의 모습이 생겨서 차례로 변하고 끝마쳤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인지, 만일 땅[地]의 성품이 두루하다면 어떻게 물[水]을 용납하는 것인지 물의 성질이 두루하다면 불[火]은 생기지 못할 것인데 어떻게 물과 불의 두 성품이 함께 허공에 두루하여 서로 능멸하지 않는 것인지, 땅의 성질은 가로막는 것이고 허공의 성질은 텅 빈 것인데 어떻게 둘이 다 함께 법계에 두루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이에 부처님은 여래장묘진여성은 본래 청정본연(清淨本然)이나 홀연히 무명이 생겨나서 그것을 등지게 되었다고 설한다. 일단 무명이 생기면 힘이 있어서 기(器)세계를 이루어 내니 그것이 세계기시(世界起始)이고, 유정(有情)세계를 만들어 내니 그것이 중생기시(衆生起始)이며, 다음으로 이어지는 기능이 있으니 그것이 세계와 중생과 업과(業果)의 상속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여래장묘진여성은 본래 청정하여 근진제법(根塵諸法)의 차별된 모습이 없이 항상 법계에 두루하지만, 무명에 의해 세계·중생·업과 등의 차별로 나누어진 것이다. 여래장의 견지에서 보면 의연히 변만한 여래장일 뿐 차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법은 허망한 무명 때문에 생겨난 것이지 실체가 없다는 것이 공여래장의 논리이고, 여래장의 성품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는 것이 불공(不空)여래장의 논리이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허공은 원(圓)도 아니고 방(方)도 아니지만 그릇의 모양에 따라 원도 되고 방도 되듯이, 여래장은 세간법도 아니고 출세간법도 아니지만 염정(染淨)의 인연에 따라 세간법도 되고 출세간법도 되는 것이라고 설하신다. 여래장 안에는 지(地)와 수(水)가 공존하고 상응하는데, 이것이 공불공(空不空)여래장의 논리이다. 원인이 있으면 허망하다고 할 수 없고, 허망한 무명의 원인은 깨달은 이라야 알 수 있으며, 여래장은 인연(因緣)도 자연(自然)도 아닌 진성(眞性)일 뿐이다. 제5권부터 제7권에서는 수행진요(修行眞要)와 섭지궤칙(攝持軌則)을 설하고 있다. 수행진요란 수행의 빠른 방법을 뜻하는 것으로 해결진요(解決眞要)와 입관진요(入關眞要)의 2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섭지궤칙이란 동력(同力) 또는 지력(地力)으로 몸과 마음을 잘 수습해 수도를 완성시키는 방법이다. 여기에는 계행(戒行)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해탈을 얻는다는 내섭(內攝)과 밖으로 단(壇)을 차려 예교(禮敎)하거나 능엄주(楞嚴呪)를 지송해서 그 가피로 해탈을 얻는다는 외섭(外攝)이 있다. 증과분은 제7권 끝부분에서 제8권 끝부분까지이며, 여기서는 먼저 수도의 개념을 총정리하는 3점차(漸次)와 증득해 얻는 십신(十信)·삼현(三賢)·사가행(四加行)·십지(十地)·등각(等覺)·구경각(究竟覺) 등 57위(位)의 행상(行相)이 설해진다. 그다음은 결경분으로, 대의(大意)를 함유하는 이 경의 5가지 이름이 설해져 있다. 마지막 조도분은 제8권 끝부분에서 제10권까지로, 수행자 중에서도 특히 초심자들이 만나기 쉬운 기로(岐路)를 예시하며 거기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경은 팔만대장경의 축소판이라 불릴 정도로 대승과 소승, 현교와 밀교를 모두 포괄하고 있으며, 별칭인 『중인도나란타대도량경』에서는 젊은 승려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재로 편찬했을 것이라고 하는데, 이 경의 교과서적인 특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 경이 설해진 시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반야와 법화의 중간에 설해졌으리라는 주장과 야륜다라(耶輪多羅)가 『법화경』을 듣고 수기(授記)를 받았다는 구절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법화경』 이후라는 주장이 있다. 이 경전은 인도의 유명한 사찰인 나란타사(那爛陀寺)에 숨겨져 있어서 당나라 이전까지는 중국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당 중종 때 중인도의 승려 반랄밀제에 의해 전래되었고 한역(漢譯)되었다. 이 경의 범본이 없다는 점에서 반랄밀제가 원본을 중국에 가져왔다가 번역을 마친 뒤 다시 본국으로 가져갔다는 설과 유교나 도교의 술어가 가끔 언급되는 점 등으로 미루어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일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 경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대장경에 수록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그 이전에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의 전문 강원에서 『금강경(金剛經)』, 『원각경(圓覺經)』,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과 함께 사교과(四敎科)의 한 과목으로 강설되어 왔다. 밀교 사상이 가미되기는 했지만 주로 선정(禪定)에 관한 내용이 역설되고 있어서 선종(禪宗)으로부터 환영을 받았으며, 중국 이래의 주석가들도 대부분 선승들이다. 이 경의 주석서(註釋書)는 거의 1백 종류에 달한다. 중국의 것으로 인악(仁嶽)의 『능엄경집해(楞嚴經集解)』 10권, 계환(戒環)의 『능엄경요해(楞嚴經要解)』 20권, 함휘(鹹輝)의 『능엄경의해(楞嚴經義解)』 30권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보환(普幻)의 『능엄경신료』 2권·『능엄환해산보기(楞嚴環解刪補記)』 2권과 조선시대 유일(有一)의 『능엄경사기』 1권, 의첨(義沾)의 『능엄경사기』 1권 등이 있다. 송대(宋代)의 계환(戒環) 소(疏)는 그 내용이 간단명료하나 요해(要解)에 잘못된 곳이 적지 않아서 이것을 고려의 보환(普幻)이 바로잡고 『능엄환해산보기(楞嚴環解刪補記)』를 지었는데, 이것을 예로부터 환해(幻解)라 부른다. 이 외에도 세조 당시 간경도감에서 간행한 언해본이 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역경에 온 힘을 기울인 운허(耘虛)스님의 한글 번역본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