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

[梵日]

(810~889) 신라시대 승려. 품일(品日)이라고도 하며,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사굴산파(闍崛山派)의 개조이다. 속성은 김(金)씨이며, 계림의 관족(冠族)으로 아버지는 명주도독을 지낸 김술원(金述元)이다. 15세에 출가해서 20세에 비구계를 받았고, 831년(흥덕왕 6) 김의종(金義琮)과 함께 당나라에 갔다. 여러 고승을 찾아다니던 중 제안(齊安)을 만나 성불하는 법을 물었는데, “도는 닦을 것 아니요, 더럽히지만 말 것이며, 부처라거나 보살이라는 소견을 짓지 말지니 평상의 마음이 도(道)니라.”라는 말에 크게 깨닫고 6년 동안 섬겼다. 847년 귀국해서 851년까지 백달산에서 정진하다가 명주도독의 청으로 굴산사로 옮겨 40여 년간 후학들을 지도했다. 경문왕·헌강왕·정강왕이 국사(國師)로 모시려고 했으나 모두 사양하고 수행에 전념하였다. 세수 80세, 법랍 60세에 입적하였다. 시호는 통효대사(通曉大師)이고, 탑호는 연휘(延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