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백률사금동약사여래입상

[慶州栢栗寺金銅藥師如來立像]

통일신라시대의 금동 불상.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경상북도 경주시 동천동 북쪽 소금강산의 백률사에 봉안되어 있던 것을 1930년에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 놓았다. 전체 높이 1.77m의 서 있는 형태의 등신대 불상으로 모든 중생의 질병을 고쳐준다는 약사여래를 형상화한 것으로서, 통일신라시대 최대의 금동 불상이다. 8세기 말부터 9세기에 걸쳐서 유행했던 약사불 조성의 대표적인 불상이다. 머리는 신체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라서 인체 비례에 가깝다. 사각형에 가까운 원형의 얼굴, 긴 눈썹과 가는 눈, 오똑한 코, 작은 입, 늘어진 뺨의 살 등에서는 우아한 인상을 보이고 있지만, 8세기 중엽의 이상적인 불안(佛眼)의 긴장과 탄력성이 줄어든 경향을 보인다. 커다란 체구에 비해 다소 빈약하게 처리된 어깨의 굴곡은 신체에 밀착된 옷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으며, 불쑥 나온 아랫배와 뒤로 젖힌 상체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신체는 하체로 내려갈수록 중후해지는 양식을 보이며, 입고 있는 가사도 아래로 내려갈수록 두터워진다. 양어깨를 감싸는 가사는 두 팔에 걸쳐 흘러내리고 앞가슴에서 U자형을 트여 있는 모습으로 주름지고 그 위로 치마의 매듭이 보인다. 가슴부터 하체까지 둥근 주름이 반복되는 형태는 함안 방어산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咸安防禦山磨崖藥師如來三尊立像, 보물)과 비슷하다. 두 손은 유실되었으나 손목의 위치와 방향으로 보아 위를 향한 것으로 보이는데, 오른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을 하고 왼손은 가슴과 평행을 이루면서 약그릇이나 구슬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체의 적절한 비례와 조형기법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어 경주 불국사 금동비로자나불좌상(慶州佛國寺金銅毘盧遮那佛坐像), 경주 불국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慶州佛國寺金銅阿彌陀如來坐像)과 더불어 통일신라시대의 3대 금동 불상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