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심청가 소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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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판소리 100년의 타임캡슐’을 열다!
학계의 암묵적 통설이었던 ‘판소리 전라도 발생설’ 논쟁은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30년 가까이 유성기음반 수집과 연구에 몰두했던 저자 배연형은 ‘소리책’이라는 구체적 사료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주목함으로써 소수 명창들의 구술에 의존하여 기록되었던 기존 판소리사(史)를 새롭게 업그레이드시켰다.
그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판소리는 경기․충청지방에서 발생하여 남도지방으로 2백여 년에 걸쳐 이동 변화한 것이다.” 연구 텍스트는 ‘광대’들이 직접 학습용으로 삼았던 ‘소리책’이며, 유성기음반에 담겨 전해지고 있는 그 시절 명창들의 ‘생생하고 희유한 소리’를 통해서 그 검증이 이루어졌다.
동국대학교출판부에서 펴낸《판소리 100년의 타임캡슐(세트)》은 판소리학술상을 수상한 저자의 논문을 보완하여 책으로 엮은『판소리 소리책 연구』와 함께 희귀한 판소리 자료인 『춘향가 · 심청가 소리책』과 유성기음반으로 전하는 ‘판소리 중고제·동편제’ 22곡을 복각한 부록CD를 담고 있다.
그동안 장단이 붙지 않은 <춘향전>과 <심청전>은 고전소설의 영역이었으며 판소리 <춘향가>, <심청가>는 국악의 영역으로 나뉘어 서로 그 장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판소리 연구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연구를 시도하였으며, 그 결과의 하나로 ‘소리책’에 기록된 판소리 장단을 주목하여 현대 판소리의 직접적인 조상이 되는 유파가 바로 동편제라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판소리 100년의 타임캡슐》세트/값72,000원
『판소리 소리책 연구』 (부록: 판소리 중고제·동편제 - 유성기음반 복각CD)
배연형 지음/신국판 672쪽/ 동국대학교출판부
ISBN 978-89-7801-233-1 98670/값47,000원
『춘향가·심청가 소리책』 (별책)
배연형 엮음/신국판 432쪽/ 동국대학교출판부
ISBN 978-89-7801-234-8 94670/값25,000원
20여 년 간 희귀 유성기음반을 수집하며 외길 연구,
판소리 소리책과의 운명적 만남으로 우리나라 판소리사 연구에 새 지평을 열다!
“소리책은 녹음기록 이전, 19세기 판소리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어
소리책 연구는 판소리 연구를 한 세기 앞당기는 유일한 대안”
이 책은 한 세기 전에 광대들이 판소리 학습용으로 적어놓은 판소리 소리책[唱本]을 연구함으로써 그 시대 판소리의 실상(實相)을 파악하고 있다. 기존의 판소리사 연구가 『조선창극사』와 같은 명창들의 증언 자료에 의지함으로써 불완전하고 또 왜곡될 가능성이 상존했었던 데 반해 이 책은 철저하게 ‘소리책’이라는 사료의 해석을 통해 판소리사를 전개함으로써 기존연구와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학문적 기여는 소리책의 가치를 ‘발견’한 데 있다.
20세기 이후의 판소리는 유성기음반 매체를 통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성음(발성법), 장단의 운용, 선율의 짜임 등 그 음악적 변화의 모습을 비교적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 그러나 녹음기술의 한계로 판소리 완창은 1956년 임방울의 수궁가 녹음에서 처음 이루어졌고, 그 불완전한 도막소리 위주의 연구는 늘 오해와 억측을 낳기도 했다. 이 책은 유성기음반의 빈자리가 많은 20세기 전반기(前半期) 판소리와 녹음 자체가 없던 19세기 후반의 판소리를 연구하기 위한 대안으로 소리책 연구를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판소리 유파적 특징이나 바디 전체의 짜임과 같은 좀 더 큰 단위의 판소리 모습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이 가능해졌다. 또한 유성기음반에 거의 녹음되지 않았던 재담이나 아니리와 같은 판소리 본래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파악하게 된 것이다. 소리책을 통해 판소리 바디(유파)의 변화 과정을 밝히면서 궁극적으로는 그 변화의 모습을 통해 판소리 변화의 일정한 방향이나 원리를 파악하고 있다.
저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해석하고 있는 부분은 판소리 장단 문제이다. 소리책의 첫째 요건은 장단이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장단이 붙지 않은 사설은 ‘고전소설’이기 때문.
저자는 여기서 그 장단문제를 천착하면서 대단히 흥미로운 결론을 도출해내고 있다. 소리책에는 타령, 평타령, 느진머리, 국거리, 상궁접 등 현대판소리에서 사용되지 않는 장단이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판소리는 타령(자진머리 혹은 굿거리) 계통 장단에서부터 시작하여 평타령(중머리)이 형성되면서 판소리 예술의 정체성을 갖추게 되고, 마지막으로 김성옥과 송흥록에 의해 상궁접(진양) 장단이 도입됨으로써 양식적 완성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렇게 양식적 완성을 이룩하여 현대 판소리의 직접적인 조상이 되는 유파가 바로 동편제라는 것. 특히 느진머리(중머리)가 자진머리에 대한 상대속도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것은 저자의 탁견이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는 경기·충청에서 발생하여 전라, 경상까지 남하하면서 발전―
판소리 유파는 지리적인 개념이기에 앞서 역사적 개념”
저자는 이 책에서 판소리가 고제(古制)에서 중고제(中古制)로, 중고제에서 동편제로, 동편제에서 서편제로, 서편제에서 다시 창극제로 양식적 변화를 겪어 현대 판소리가 형성되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중고제가 비동비서(非東非西)의 중간(中間)이라는 그 동안의 통설을 뒤집은 것이다. 또한 판소리 유파를 의미하는 중고제, 동편제, 서편제의 개념 역시 서편제가 형성된 이후에 생겨난 개념이며, 유파 개념은 지리적인 개념이기에 앞서 역사적 개념이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의 주장이 정점에 이르는 대목은 판소리가 경기-충청에서 시작되어 금강을 건너 전북-경상도와 전남으로 약 200년에 걸쳐 이동해 갔다는 것. 그 과정에서 서울소리(경조)나 가곡식 창법에 점차 전라도 음악(계면조) 등 여러 소리조가 눈사람처럼 뭉쳐지면서 판소리가 오늘날과 같은 음악적 부피와 다양성을 지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판소리가 전라도 지역에서 발생하여 서울로 올라왔다는 그 동안의 학계의 암묵적 통설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격렬한 논쟁의 소지를 지니고 있다. 판소리가 전라도 지역에서부터 서울로 울라온 것은 맞으나, 이는 개화기 이후의 모습만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18세기 말부터 문화수준이 높은 서울 경기지역에서 출발하여 판소리는 점차 지방으로 ‘유행’이 퍼져갔다.
마지막에는 유행이 지나가버린 서울에서 원각사와 같은 신식 극장에 지방 판소리가 다시 등장하자 마치 판소리가 지방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착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까지 판소리가 매우 성행했던 경상도 남부지역의 판소리가 끝내 살아남지 못한 것도 결국 흘러들어온 판소리가 현지에 토착화하지 못한 결과란 해석도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기존 학설을 정면으로 뒤집고 있어서 당혹스러움을 지나 ‘황당’한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저자의 오랜 유성기음반 수집과 연구의 기초 위에 세워진 것이어서 만만하게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박을 위해 방대한 희귀자료를 섭렵하는 데에도 만만찮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또 다른 큰 미덕은 방대한 자료의 제시이다. 저자의 논문 소재가 되었던 필사본 소리책을 전부 활자화하여 편리하게 읽을 수 있도록 별책으로 구성하였고, 특히 희귀한 유성기음반을 부록 CD로 붙여 장차 판소리사 연구에 소중하게 활용될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창룡의 중고제 심청가, 이동백의 춘향가, 송만갑·송기덕 부자의 판소리 등 1913-1925년 나팔통식 유성기음반을 대거 제공한 것은 유성기음반 복각의 쾌거이며, 저자의 음반 컬렉션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에 서비스 트랙으로 수록한 이동백의 새타령은 판소리 역사상 백미로 꼽는 음반으로 전무후무한 이동백의 새소리 묘사 성음을 들을 수 있다.
판소리 소리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이제 이 책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소리책과 유성기음반이 상호 보완되어 새로운 시각이 열리면, 판소리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고, 나아가 국학과 인문학의 새로운 소재가 되기를 저자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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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춘향가 67장(張在伯 소리책)
2. 별츈항젼이라 73장(박순호 소장본)
3. 츈항가 68장(박순호 소장본)
4. 츈향가 말책 42장(이용우 필사본)
5. 별춘향젼 75장(경상대 소장본)
6. 심청가 낙장 53장(김종철 소장본)
7. 심청가 43장(정명기 소장본)
8. 심청가 낙장 54장(허흥식 소장본) -
저자소개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수료하고, 오랫동안 유성기음반을 수집하면서 판소리를 연구하였다. 지금은 동국대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단>의 한국 유성기음반 아카이브 구축사업의 연구책임자로 있다.
한국고음반연구회 활동을 통해『판소리 5명창』(1988) 등 다수의 유성기음반을 복각하였고, KBS 1FM <국악의 향연>(2000-2005)과 국악방송국 <국악특강>(2006-현재)에서 판소리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