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장의 이념과 한국불교의 정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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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만약 그들이 내가 제정한 백白(ñatti, 안건의 제시)이나
창설唱說(anussāvana, 찬반 여부의 확인)에 의해 각각 포살이나 갈마를
실행한다면, 그것은 여법한 행동이다.”(율장 「꼬삼비건도」)
이 한 문장에 대한 의문에서 이 책의 글들은 시작되었다. 꼬삼비의승원에서 함께 생활하던 비구들이 의견 차이로 둘로 나뉘어 싸우다가 한쪽
그룹이 독립하여 별개의 승가를 이루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처님이 하신
말씀이다.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분열해 버린 상황에 대한 비난은 없다.
분열한 자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포살이나 갈마를 실행하고 있는가, 이
점이 중요할 뿐이다. 승가를 흔히 화합승和合僧이라 하듯이, 승가는
화합을 최고 이념으로 하는 공동체이다. 그런 승가에서 싸움이 일어나
한쪽이 분열해 나갔는데, 어떻게 양쪽이 각각 포살과 갈마만 올바르게
실행하면 여법하단 말인가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초기불교 승가의 분열과 부파의 발생’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하던 중에 이 구절을 접한 필자는 승가의 운영 방법에
무언가 특별한 원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승가는 세속적인 모든
욕망을 끊고 깨달음의 세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공동체이다.
추구하는 바가 다른 만큼 운영 원리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운영 원리를
명확히 밝혀낼 때 비로소 승가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것이다. 이후 의문과
해소를 반복하며 승가 운영에 담긴 원리를 파악하고자 천착했고, 그 결과
승가의 최고 운영 이념인 화합 여부를 결정하는 절대조건이
‘여법화합갈마의 실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율장에서 그토록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올바른 갈마 실행법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꼬삼비건도」에서 발견한 한 문장이 물꼬가 되어 시작된
승가의 운영 원칙에 대한 연구, 그 대표적인 성과를 담은 것이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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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_4
제1부 초기불교 승가의 운영 원리
제1장 승가 화합의 판단 기준 -----------------17
1. 화합이란 무엇인가 … 17
2. 화합승의 정의 … 21
화합승의 정의,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21 / 화합의 판단 기준 24
3. 사마나상와사까와 나나상와사까 … 29
4. 화합승의 의미 … 35
거죄갈마와 불공수 35 / 여법화합갈마의 공동 실행 38
제2장 승가의 소유와 분배 4 -
저자소개
이자랑
동국대 HK교수, 초기불교교단사 및 계율 전공, 일본 東京大
인도철학·불교학과 박사, 일본 東京大 외국인특별연구원 역임. 『나를
일깨우는 계율 이야기』(불교시대사, 2009), 『붓다와 39인의
제자』(한걸음 더, 2015), 「승단 추방에 관하여–멸빈(nāsana)을
중심으로」, 「승가화합의 판단기준에 관하여」, 「「멸쟁건도」의 다수결
원칙(yebhuyyasik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