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한국불교 3
도서구매하기
|
-
책소개
불교가 인도에서 발생해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들어온 이래 어느덧 1,700년의 성상이 흘렀다. 인도에서 불교는 생사윤회의 반복 속에서 지난한 수행의 과정을 통해 세상의 이치(Dharma)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는 것을 추구했다. 이런 인도불교의 지향점을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관념에 맞게 변형해 수용했다. 인도인과는 달리 붓다와 그 시대에서 시간·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던 중국인들이 스스로 붓다가 되기 위해서는, 시공간적 괴리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붓다가 될 수 있는 성품을 본래부터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래서 중국불교에서는 깨달음(覺)이 ‘본래 깨달아 있음(本覺)’으로, 붓다(佛)가 ‘붓다의 성품(佛性)’으로 변형되었고, 세상의 이치인 다르마도 ‘조건들의 일
어남(緣起)’에서 ‘본성의 일어남(性起)’으로 이해되었다. 이런 중국불교 특유의 본성론적 변형을 거쳐, 이론 분야에서는 천태종과 화엄종이, 실천 분야에서는 정토종과 선종이 독자적으로 발생하였다.
이렇게 본성론에 입각해 성립된 중국불교의 교리와 사상은 같은 한자 문화권인 한국과 일본에 수용되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그 수용의 방식에 하나의 독특한 패턴이 있었다. 그것은 여러 종파의 이론과 각자의 대립적인 주장들을 최대한 종합하여 조화를 이루려는 통섭적인 경향을 말한다. 한국적 이론 불교의 태두인 원효가 주창한 여러 종파의 화쟁, 한국 선불교의 비조인 지눌의 선교일치, 조선 후기 불교 강학 전통에서 나타나는 화엄과 선의 결합 시도 등은 한국불교 특유의 통섭적 경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종합의 기본 단위인 각 종파들을 본성론에 기반해 성립시킨 것은 중국불교의 업적이지만, 통섭을 통한 창조적 종합의 시도 자체는 중국보다는 이 땅에서 일관되게 강조되어 나타난 한국불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본서를 편찬한 동국대학교 인문한국(HK)연구단은 이러한 한국불교의 특징과 로컬의 고유성을 글로벌한 수준에서 통섭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2011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총 10년간 ‘글로컬리티의 한국성: 불교학의 문화 확장 담론’이라는 아젠다로 HK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1단계에서는 한국불교의 고유성을 다각적, 심층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매년 9개씩, 3년간 모두 27개의 주제를 다루었고, 그 주제별 연구 성과를 대중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본 ‘테마 한국불교’ 시리즈를 발간해 왔다. 본서는 ‘한국불교 고유성의 발현’이라는 연차 목표하에 수행된 3년차 지정 주제 9개를 개설적으로 정리한 세 번째 연구 성과물이다.
본 연구단은 연구 성과의 계통적 분류를 위해 <사유와 가치>, <종교와 국가>, <문화와 교류>의 세 영역으로 유형화하였다. 먼저 <사유와 가치> 영역에서는 1년차에 유식·충의·하늘, 2년차에 화엄·신의·조상, 3년차에 선·세간·무격에 대해 고찰하였다. 다음 <종교와 국가> 영역에서는 1년차에 제정일치·원력·사전, 2년차에 왕즉불·위령·사노, 3년차에 불국토·계율·사장에 대해 검토해 보았다. 그리고 <문화와 교류> 영역에서는 1년차 자장·변체한문·팔관 연등회, 2년차 의상·향찰·수륙재, 3년차 태고 나옹·구결·결사 문제에 대해 조명하였다.
본서는 이 가운데 3년차에 해당하는 선, 세간, 무격, 불국토, 계율, 사장, 태고 나옹, 구결, 결사에 관한 성과들을 개설용으로 재구성하여 수록하였다. 각 주제별로 한국불교가 가진 원형의 고유성에 대해 천착해 보았는데, 시기적으로는 고대부터 가급적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장기 지속과 변동의 양상을 동시에 조명하였다. 또한 인도와 동아시아를 시야에 넣어 한국불교의 고유한 특색과 불교의 보편적 특성을 병렬적으로 고려하였다. 1단계의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단계에서는 동아시아 세계에서 한국불교가 가진 ‘소통의 횡단성’ <글로벌>을 추구하고, 3단계에서는 로컬과 글로벌이 세계사적으로 융합된 한국불교의 ‘변용의 확장성’ <글로컬>을 탐색하고자 한다.
본서에는 여러 상이한 주제가 망라되어 있어 통일된 담론이나 일관된 형식을 갖추지 못한 점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불교를 바라보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접근방식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총 10년간의 HK사업 아젠다 연구 실적이 이 개설용 총서 시리즈로 모두 발간된다면 보다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통해 한국불교의 전체상을 폭넓게 그려보고 글로벌한 수준의 보편 담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머리말 중
-
목차
머리말_ 김종욱
총 설_ 김용태
제1부 사유와 가치
유식唯識 _ 박인석
Ⅰ. 중국의 유식학
유식학이란 / 중국 유식학파의 성립
Ⅱ.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의 유식학
삼국시대 유식학의 도입 / 통일신라 유식학의 융성
Ⅲ. 고려의 유식학
신라 유식학 전통의 계승 / 유식학풍의 쇠퇴
■ 한국 유식과 보편성의 추구
충의忠義 _ 김호귀
Ⅰ. 불교와 충의
불교와 국가 관념 / 충의사상과 정법의 관념
Ⅱ. 신 -
저자소개
김용태
동국대 HK교수, 한국불교사 전공
서울대 국사학과 박사
김호귀
동국대 HK연구교수, 선학 전공
동국대 선학과 박사
고승학
능인불교대학원대 교수, 중국화엄학 전공
미국 UCLA 박사, 동국대 HK연구교수 역임
김영진
동국대(경주) 교수, 중국불교 전공
동국대 불교학과 박사, 동국대 HK연구교수 역임
박광연
동국대 HK연구교수, 한국불교사 전공
이화여대 사학과 박사
이자랑
동국대 HK연구교수, 초기불교교단사 및 계율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