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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도서 / 한국문학연구신서

한국 근대문학과 신문

저자 한국문학연구소 편
출판년월 2012-10
ISBN 978-89-7801-363-5 (93800)
판형 신국판 양장
페이지수 385쪽
판매가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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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근대계몽기, 문학이라는 낯선 경험 

    신문을 통해 처음으로 저자와 독자가 만나다!! 

     

    근대문학은 문자 언어로 쓰였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전 시대의 문학과 거의 모든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독자와 작가가 서로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독자는 작가에게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작가는 그 요구에 발맞추어 저작을 하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작가 또한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독자의 반응을 보며 저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근대문학의 큰 특징인데, 이를 가능하게 한 미디어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부족하지 않다. 특히 근대계몽기에 문학 생산을 주도했던 신문 매체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시 언어 사용에 있어 한글과 한자의 대결 양상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신문의 지면들을 보면, 한자 독자와 한글 독자 모두를 유인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볼 수 있다. 대중독자들이 읽기 편한 문체와 언어, 그리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흥미 요소들을 개발하려는 신문 매체들의 노력 등이 모여 근대계몽기 신문의 중요한 콘텐츠인 문학을 형성해 갔던 것이다. 신문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상업적 요소들이 문학에 투영되면서 문학은 특정 계층이 향유하는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생활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근대계몽기와 해방 후까지의 신문과 문학을 둘러싼 미묘한 현상들을 예리하게 잡아내고 있는 한국문학연구신서 22권 『한국 근대문학과 신문』(동국대학교출판부 간)이 출간되었다.

     

    한국문학연구소는 최근 몇 년 동안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국 문학·문화 연구의 활로를 모색해 왔다. 한국 현대사의 여러 계기들 속에서 미디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성찰하고 그러한 미디어와 문학 장르의 관련 양상 및 현재적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힘썼다. 이는 학술적 성과로 이어져 식민지 시기부터 현재까지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소통하며 구축한 문화의 미디어적 성격을 활발하게 재조명할 수 있었고, 마침내 『한국 근대문학과 신문』으로 그 성과를 묶게 되었다. 

    『한국 근대문학과 신문』은 해방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전환기를 기점으로 제1부 ‘근대문학의 형성과 신문미디어’, 제2부 ‘1950~60년대 신문소설의 스펙트럼’으로 각각 나누어 총 열세 편의 논문으로 구성하였다. 제1부는 신문 미디어와 문학의 상호관계 속에서 근대소설의 문체, 주제, 서사의 변화나 독자층의 변모 등 근대문학이 재편되는 양상을 고찰한 논문들을 모았다. 제2부에는 해방 이후 신문 미디어의 문학 제도적 역학 구조와 신문소설에 나타난 다양한 문화 생산의 양상을 연구한 논문들을 실었다. 열세 편의 논문 중 신문연재소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던 역사소설에 관한 김종수의 글을 보면, 최근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역사를 다룰 때 곧잘 쓰이는 대중적 흥미 요소들이 근대계몽기에 이미 문법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광해>, 드라마 <해품달>. 이들의 흥미 요소는 이미 근대계몽기에 개발되었다?! 

     

    김종수의 「역사소설의 발흥과 그 문법의 탄생」은 1920년대 후반부터 신문의 상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역사소설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되는 소설사의 한 경향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1930년대 신문에 연재된 역사소설의 대중서사적 특징을 적극적으로 규명한 이 연구는 강력한 영웅 표상과 자극적인 연애담 등의 흥미 요소가 독자의 다양한 성향을 충족시키며 한국 근대 역사소설의 대중서사적 성격을 규정하게 된 사정을 해명했다. 

    당시 대중들에게는 지척에 있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볼 수 없었던 궁궐 생활에 대한 호기심을 역사소설이라는 꾸며 낸 이야기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작가는 이런 대중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 위하여, 왕의 연애담을 비롯하여 궁중 암투와 활극 등을 가미하여 여러 흥미 요소들을 개발한다. 이와 같은 흥미 요소들은 이후 역사소설의 문법이 될 만큼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이는 당대뿐만 아니라 지금 상영되는 영화와 TV 드라마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한국문학연구신서 22권 『한국 근대문학과 신문』은 근대문학의 형성에 있어서의 미디어 매체인 신문의 역할과 이룰 둘러싼 신문 자본–작가–독자 등의 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연구 논문집이다. 이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이를테면 한글과 한자라는 언어와 문체 문제, 근대계몽기 당시의 독자들의 반응, 신문의 편집에서 느껴지는 신문사들의 목소리, 그리고 문학이 만들어 가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정의들이 연구자 13인을 통해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 문제들은 근대계몽기 또는 해방 전후의 당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들이다. ‘스마트’한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나 많은 미디어 매체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관계들을 맺고 있는지 이제는 가늠하기조차 힘든 단계에 와 있다. 이 관계들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조금은 여유롭게 되짚어 볼 지혜를 마련해야 할 때다. 『한국 근대문학과 신문』에서 13인의 연구자를 통해 이 지혜를 배워 보는 것은 어떨까.

     

    책 속으로 

     

     

    신문과 문학의 전통적 관계, 조연현식으로 표현하자면 ‘저널리즘의 평등적 지배에 바탕을 둔 상호 협력의 관계’가 단절되는 문학사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같은 단절과 동시에 새롭게 조성된 신문과 문학의 관계, 즉 신문의 일방적 지배 속에 강화된 상업주의적 기조는 앞의 성명서에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신문의 문학 배치도를 전반적으로 재편시키는 가운데 작가들에게 신문 선택적 글쓰기를 직접적·암묵적으로 강제함으로써 작가 층의 분화를 촉진시켰을 뿐 아니라 신문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하기에 유리한 문학만을 선별적으로 보급함으로써 당대 작품 경향 및 문학의 지형을 왜곡된 형태로 이끄는 연쇄적 효과를 야기한다는 데 있다. 190~191쪽 

     

     

    1930년대 신문연재역사소설이 보여준 다종다기한 흥미 요소들은 이후 역사소설들뿐만이 아닌, 현재에도 유행하고 있는 역사영화, 사극드라마 등의 역사허구물의 서사 관습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변용 과정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그 같은 연구를 통해 한국 근대 역사소설의 의의와 가치는 보다 적극적으로 규명될 수 있을 것이다. 150쪽 

     

     

    1930년대 이후 사회주의는 정치적으로 탄압받았을 뿐만 아니라, 담론장에서도 보편의 지위를 상실하고 서구적 근대성의 변종으로 특화되면서 질병으로 은유되었다. 1930년대 중후반 이후 이른바 ‘주의자’들의 내면이 투사된 소설에서 자신들의 청춘을 기투했던 이념에 대한 절절한 미련을 읽을 수 있을지라도, 그러한 미련이 사회주의를 흘러간 유행가로 만들어 버린 당대 담론의 정치학을 수락한 이후에 사회주의에 바쳐진 만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지식인들은 보편의 준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전 시대를 풍미한 사회주의라는 ‘죽은 신’을 대체할 새로운 ‘숨은 신’을 찾아야만 했다. 이때 새로운 보편의 표상으로 등장한 것이 과학이었다. 152~153쪽 

     

     

    당시 상업주의로 경사되고 있는 문학 내부에 대한 반성이자 더 나아가 대중매체 및 문화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장마 속에서만 살았기에 장마인 줄도 모르고 사는 꽃나무의 비유를 통해 암울한 시대 상황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결국 작가는 신문연재소설이라는 대중적 작품을 통해 물질문명에 젖어 엄혹한 현실을 잊고 있는 대중들에게 깨달음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278쪽 

     

     

    이미 낭만적 사랑을 통해 만나고 결혼한 부부는 성의 주체로서 평등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이전과는 다른 부부관계를 표상하기도 했다. 적어도 이 부부들의 결혼 안에 놓여진 섹슈얼리티는 욕망의 형식이라는 점에서 남녀 모두에게 평등한 것으로 담론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낭만적 사랑과 결합한 ‘결혼’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나마, 여성의 성은 자유롭고 주체적인 욕망으로서 논의될 여지가 생겨났던 것이다. 마담 릴리리와 같은 ‘자유’ 여성은 4·19가 개입되어 생겨난 만화 캐릭터지만, 이미 1950년대부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자유’ 논의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354~355쪽

  • 목차
    || 제1부 || 근대문학의 형성과 신문 미디어
    김재영 ■ 『대한민보』의 문체 상황과 독자층에 대한 연구 15
    전은경 ■ 『만세보』의 독자투고란과 근대 대중문학의 형성 53
    홍순애 ■ 근대계몽기 단형 서사에 나타난 법의식 연구 83
    김병길 ■ 한국 근대 신문연재소설란의 형성 과정 연구 107
    김종수 ■ 역사소설의 발흥과 그 문법의 탄생 129
    정종현 ■ 사실, 과학 그리고 문학의 신생 151

    || 제2부 || 1950∼60년
  • 저자소개
    김재영_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BK연구교수
    전은경_ 경북대학교 기초교육원 초빙교수
    홍순애_ 동덕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병길_ 숙명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김종수_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정종현_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HK연구교수
    이봉범_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연구교수
    김동윤_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지혜_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글쓰기센터 초빙교수
    김주리_ 한밭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최미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