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 담론을 통한 국어교육 설계

국어교육의 새로운 얼개를 짜며 

- 국어교육의 생태학적 인식과 실천

1점 또는 1등급을 둘러싸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학교, 학원까지 참여하는 치열한 공방전이 결코 아름다운 모습일 수는 없다. 그 속에는 치졸함과 사소함, 누추함 같은 일상의 민낯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런데 그동안 국어교육은 이러한 일상을 ‘어쩔 수 없음’으로 치부하거나, ‘학문과 현실의 괴리’ 정도로 적당하게 무마하면서 넘어가고는 했다. 그래서 누구나 문제가 있다고는 인식하지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의 국어교육은 근대적 인식과 처방 사이에서 대증요법對症療法만을 끊임없이 재생산한 것은 아닌가 싶다. 어떠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보다는 결과물만을 중시하는 근대 산업적 시스템이 국어교육을 지배한 것이다. 그래서 전체 국어교육을 세세한 결로 나누고 쪼개어 학습자들에게 재인시키면서, 결국 전체에 대한 요구는 교사와 학습자에게 종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각 영역의 교육 내용에만 골몰하는 국어교육의 연구 풍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이번 총서는 국어교육을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얼개를 구상하였고 그 결과 총체적 세계관과 관계적 인식을 중시하는 생태학과 만날 수 있었다. (...) 이번 총서의 방향은 국어교육을 새롭게 조망하는 생태학적 국어교육의 얼개, 즉 생태학을 담론으로 하여 국어교육을 재개념화하고 그 인식과 실천을 확장하는 데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생태학과 국어교육이 어우러진 얼개를 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일반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생태학적 국어교육은 아직 낯설고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학문일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이번 총서에서는 발간사 외에도 프롤로그를 써 강조점을 부각시켰으며, 지금까지 생태학이 어떻게 연구되어 왔는지를 밝힌 연구사와 생태학의 핵심 명제인 지속가능성 문해력의 개념 또한 첨가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국어교육의 영역과 층위에 해당하는 각 연구의 도입부에 만화를 제시하였다. 만화는 일종의 선행조직자로 독자들이 해당 논의에서 무엇에 대해 읽을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해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번 총서의 특징이 구성에만 있지 않고 내용에도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기존의 총서가 각론 위주라 한다면 이번 총서는 각론을 중시하면서도 총론에 해당하는 논의를 보강하였다. 생태학적 국어교육과정과 생태학적 국어과 교사평가, 생태학적 국어과 수행평가를 다룬 것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이번 총서는 국어과의 연구 영역 중 ‘평가’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국어교육의 평가가 목표와 내용, 방법을 모두 아우르는 나름의 통합성과 총체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즉 평가 영역이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지속된다면 국어교육의 생태 역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간사> 중에서